요양병원 간병비 건보 적용…"의료혁신 필요"vs"구조조정 우려"(종합)

'요양병원 의료혁신 및 간병서비스 제도화 추진방향' 대국민 토론회
"간병 서비스, 병원 책임 제공"…업계 "과정과 결과 모두 공정해야"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8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요양병원 의료혁신 및 간병서비스 제도화 추진방향' 대국민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보건복지부 제공)

(서울=뉴스1) 김정은 강승지 기자 = 내년부터 500개 의료중심 요양병원 간병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본인 부담률이 현행 100%에서 30% 내외로 줄어든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료혁신과 간병급여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한 반면 요양병원계는 혁신을 내세운 '구조조정'이라고 반발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8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요양병원 의료혁신 및 간병서비스 제도화 추진방향' 대국민 토론회에서 "요양병원의 의료 역량과 간병 인력의 안정적 확보를 바탕으로 간병서비스의 질 제고가 가능하다"며 "간병 부담이 큰 환자부터 단계적으로 급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 역량이 높은 의료중심 요양병원 약 500곳을 선정해 의료·간병 필요도가 높은 환자부터 간병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계획이다. 간병서비스는 병원의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운영하고 간병서비스 질 관리와 감염관리,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등을 강화한다.

간병비 연 10조 달해…간병서비스, 병원 책임 제공해야

장석용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날 실태조사 발표를 통해 "(국내 요양병원 등에는) 급성기 퇴원 후의 회복기(아급성) 비중이 작고 재입원(회전문)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면서 "사망장소가 요양병원인 경우는 많으나 호스피스와 연명의료결정 인프라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최근 공론화된 '요양병원 페이백'(진료비 환급) 사태가 그간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에 따르면 사적 간병비는 연간 10조 원에 달하고 월 간병비는 1대 1 기준 370만 원으로 나타났다.

장 교수는 "병원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법·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며 "간병은 의료보장의 대상으로서 급여에 포함돼야 하며 간병인과 간병서비스에 일정 기준을 부여한 채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인식 복지부 건강보험지불혁신추진단장은 "간병비만 급여화하면 병상이 과잉인 현재 구조에서 사회적 입원과 장기입원이 늘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의료혁신 없는 간병비 지원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의료중심 요양병원 육성과 간병서비스 제도화를 함께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 단장은 "간병서비스는 병원이 책임지고 제공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하고 전담 간호사를 통해 교육과 질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업계 "혁신으로 포장…실상은 구조조정" 반발

이날 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은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이 좌장을 맡았다. 토론에서는 정부 정책의 큰 방향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제도 운영 방식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김희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요양병원의 역할 재정립과 간병비 부담 완화라는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의료중심 요양병원으로 지정되지 않는 병원의 질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실제 국민 부담이 얼마나 줄어들 것인지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병태 대한요양병원협회 수석부회장은 "혁신이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 내용은 요양병원의 구조조정"이라며 "오늘 발표도 방향성만 제시됐을 뿐 기준과 방법에 대한 디테일한 수치가 제시되지 않아 회원들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말했다.

안 부회장은 "충분한 대체제 없이 요양병원을 크게 줄이는 정책이 시행된다면 급성기 병원의 병상 부족, 응급실 과밀, 가족 간병 부담 증가, 요양원과 병원을 반복하는 '핑퐁 입원'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과정과 결과가 모두 공정해야 제도가 잘 정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는 "환자 입장에서는 건강보험 적용 여부보다 실제 간병비 부담이 얼마나 줄어드는지가 중요하다"며 "지역이나 병원에 따라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김미경 대한간호협회 전문위원은 "간병서비스 질을 높이려면 간호사 중심의 관리체계와 교육, 적정 간호인력 확보, 처우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