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마약'에 필로폰까지…"전국 하수서 불법 마약류 31종 확인"(종합)

식약처, 전국 하수 시료 분석…상위배수분구·유흥가 조사 첫 실시
합성대마 최다 검출·케타민 유통 가능성 확인…"경각심 가져야"

지난 2023년 10월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들이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밀반입 필로폰 국내 유통 범죄조직 검거' 브리핑 중 압수한 필로폰을 공개하고 있다. ⓒ 뉴스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 방식을 대폭 손질해 지난해 전국 하수 시료를 분석한 결과 필로폰과 합성대마 등 불법 마약류 31종이 검출됐다.

분석 대상을 243종으로 확대하고 하수처리장뿐 아니라 상위배수분구와 인구밀집지역까지 조사 범위를 넓히면서 기존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코카인과 MDMA(엑스터시) 등 이른바 '클럽 마약'도 포착됐다.

식약처는 하수처리장과 상위배수분구, 인구밀집지역에서 채취한 하수 시료를 분석한 '2025년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 결과 메스암페타민(필로폰) 등 불법 마약류 31종과 졸피뎀 등 의료용 마약류 25종이 검출됐다고 24일 밝혔다.

식약처는 올해 조사에서 채수 지점과 채수 방법을 대폭 손질하고 분석 대상도 기존 15~22종에서 243종으로 확대했다.

또 하수처리장에서 희석돼 검출되지 않았던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기존 하수처리장뿐 아니라 상위배수분구와 인구밀집지역을 시범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하수처리장 시료는 침사지를 통과하기 전 유입수를 채취해 마약류 소실 가능성을 줄였다. 또 자동채수 대신 불법 마약류 사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말 심야와 새벽 시간대에 직접 시료를 채취했다.

상위배수분구 조사는 서울과 인천, 전남·광주 등 3개 지역 16개 지점에서 실시했다. 인구밀집지역 조사는 특정 시기 마약류 사용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핼러윈 기간 유흥시설 인근 하수 10개 지점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채규한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이 24일 오송 식약처 브리핑실에서 '2025년 하수 내 불법 마약류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식약처 제공)
합성대마 21종 최다 검출…필로폰 전국 사용 확인

전체 하수 시료에서는 불법 마약류 31종과 의료용 마약류 25종이 검출됐다. 검출된 불법 마약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류 28종과 임시마약류 3종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이 검출된 계열은 합성칸나비노이드(합성대마)로 모두 21종이 확인됐다. 이어 메스암페타민과 MDMA(엑스터시) 등 암페타민계 2종, 케타민 계열 3종, 케치논계 3종, 코카인계 1종, 벤조다이아제핀계 1종이 검출됐다.

2020년부터 매년 검출된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은 이번 조사에서도 하수처리장과 상위배수분구, 인구밀집지역에서 모두 확인됐다.

하수처리장 검출량을 기준으로 산출한 전국 평균 사용 추정량은 인구 1000명당 하루 85㎎으로 미국(2109㎎), 호주(1518㎎), 체코(1175㎎)보다 낮았다.

박수정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약리마약연구과 연구관은 메스암페타민 사용 추정량과 관련해 "메스암페타민의 경우에는 보통 1인이 하루에 사용하는 양이 960㎎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분석된 85㎎은 인구 1만 명당 1명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대마와 유사한 효과를 내는 합성칸나비노이드 계열이 가장 많이 검출됐다.

박 연구관은 "합성칸나비노이드계열은 화학구조를 일부 변경한 신종 물질이 지속해서 유통되는 마약류"라며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와 UNODC 자료에서 경고한 바와 같이 합성대마의 불법 사용 실태가 드러나는 결과"라고 말했다.

더불어 케타민은 2022~2024년 조사에 이어 지난해에도 하수처리장과 인구밀집지역에서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관은 "최근 알려진 불법 대량 밀수 적발 사례로 알 수 있었던 바와 같이 실제 케타민의 유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케타민 적발량은 2021년 5.9㎏에서 지난해 101.9㎏으로 17.3배 증가했다. 1㎏ 이상 대형 밀수 적발 건수도 같은 기간 1건에서 15건으로 15배 늘었다.

하수처리장 처리구역의 인구수 및 일일 하수 유입량 등을 반영한 2025년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사용 추정량. (식약처 제공)
핼러윈 유흥가서 코카인·엑스터시 검출…조사 확대

채수 지점별로는 하수처리장에서 11종, 상위배수분구에서 18종, 인구밀집지역에서 8종의 불법 마약류가 검출됐다. 상위배수분구에서 더 많은 종류의 마약류가 확인된 것은 하수 희석 정도와 실제 마약류 사용 지점과 하수처리장 유입수 간 차이 때문으로 식약처는 분석했다.

또 핼러윈 기간 유흥시설 인근 하수를 조사한 결과 하수처리장과 상위배수분구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던 코카인과 MDMA(엑스터시), 케타민 등 이른바 '클럽 마약' 8종이 검출됐다.

반면 같은 지역을 평소 주말에 추가 조사한 결과 클럽 마약 등 4종이 검출돼 특정 시기에 따라 검출되는 마약류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올해 상위배수분구 조사 지역을 기존 3개 도시에서 6개 도시로 확대하고 인구밀집지역 조사도 1곳에서 3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국 하수처리장 조사도 지속해 연도별 마약류 사용 경향을 파악할 방침이다.

또 불법 마약류가 확인되면 수사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관련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고 온라인 불법 마약류 모니터링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신종 마약류로 의심되는 물질은 추가 분석을 거쳐 임시마약류 지정 등 후속 조치에 반영할 방침이다.

채 기획관은 "일단 결과 대해서 경찰청, 대검찰청과 일단 일차적인 협의를 거쳤다"면서 "이 결과를 활용하는 방법은 조금 더 모색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불법 마약류가 확인됐고 특히 합성칸나비노이드가 많이 검출된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전문가와 함께 내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불법 마약류 대응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