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부터 응급실까지 연결…공공의료에 AI고속도로 뚫는다

"AI 대전환"…원격지 의사 비대면협진 시범 적용
정보 공유 플랫폼으로 영상복사, 촬영 불편 해소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3월 17일 오후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공공의료 AX 사례 시연을 참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뉴스1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전국 보건소·보건지소 등에 인공지능(AI) 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국내 임상데이터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기초한 '한국형 의료 AI'를 개발한다는 중장기적 청사진도 밝혔다.

정부는 22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를 통해 보건의료 AI 대전환 계획을 담은 'AI 기본의료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국가AI전략위원회 산하 'AI 기본의료 TF'를 중심으로 마련돼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부처 논의를 거쳐 마련됐다.

사전 동의에 한해 응급의료진이 '나의 건강기록' 열람 허용 추진

내년부터 전국 보건소·보건지소 등 지역보건의료기관에 진료·행정·건강관리를 보조하는 AI 패키지를 도입한다. AI 솔루션은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과 연계돼 의료진이 보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의료취약지 필수 진료과 의원에는 '일차의료 AX 바우처'를 제공한다. 재택 방문간호사가 AI를 활용해 원격지 의사와 비대면 협진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동네 의원의 만성질환 관리 등은 AI를 활용해 환자 문진 결과를 자동 요약하고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아울러 생성형 에이전트(Agent)를 기반으로 지역 의료수요를 예측하는 기술(ABM 모델)을 개발해 고령화 등 인구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개별 주체들의 상호작용을 AI로 시뮬레이션해 거시적 현상이나 패턴을 분석·예측하는 모델을 활용한다.

구급대 이송부터 적정 병원 선정까지 실시간으로 AI를 활용하는 '응급 통합 AI 플랫폼'의 실증·확산을 추진하는 한편 구급일지·간호 초기 평가 등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니터링하고 병원 자원의 효율적 배정을 돕는 '응급실 특화 임상 의사결정 지원시스템'도 개발한다.

이와 함께 의식 소실 등 응급환자가 자신의 정보열람에 대한 의사결정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사전 동의가 된 가입자에 한해 응급의료진이 '나의 건강기록'(PHR) 열람을 허용하는 방안 등도 검토한다.

'응급 AI 통합 플랫폼' 환자 이송단계별 도식도.(보건복지부 제공)

실시간 이송 정보와 병원별 배후 진료역량을 평가·분석해 전국 어디든 적정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응급의료 정보망'도 고도화한다. 이를 위해 통합형 응급의료 정보 서식을 기반으로 119 구급상황 센터-중앙응급의료센터-응급의료기관 간 실시간 정보교류 체계도 구축한다.

병원을 옮길 때마다 광디스크(CD)로 의료영상을 복사하고, 중복 촬영이 빈번했던 불편을 '나의 건강기록'(PHR) 플랫폼을 기반으로 병원 간 진료정보를 공유해 해소한다. 이 플랫폼과 연계해 이해하기 어려운 처방전·진료기록 등을 요약하고 해석하는 챗봇 '국민 AI 건강비서'를 도입한다.

표준화된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가 병원을 옮기더라도 자신의 진료기록을 기반으로 한 끊김이 없는 진료를 보장한다. AI가 방대한 진료기록도 단시간 내에 분석·요약하고, 진료의뢰서 초안 등을 생성한다.

한국형 의료 AI 개발…가명 데이터 활용 규제 합리화

지역 공공병원도 AI 플랫폼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의료AI 고속도로'를 구축한다. 올 하반기 권역(3개)-지역(6개) 책임의료기관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권역(17개)-지역(55개) 책임의료기관 72개소 전체를 연결한다.

'공공의료 AI 고속도로' 구축 도식도.(보건복지부 제공)

지역 공공병원의 전산시스템은 최신 시스템으로 교체하고 지방의료원 내 임상데이터를 표준화한다. 방문부터 귀가까지 환자가 경험하는 병원의 모든 서비스를 AI로 제공하는 'AI 지능형 병원정보시스템'도 개발한다.

권역별 'AI 특화병원' 구축을 위해 △진단·관리·예후 예측 등 상용 AI 10종 △지역 협진을 위한 환자 기록 기반의 의뢰·회송·전원 문서 자동 생성 AI(5개 의료기관) △병실 모니터링, AI 회진·간호 차트 등 업무 효율화 기술(9종) 등 시범사업을 우선 추진한다.

한국형 의료 AI 학습을 위해 공공, 임상, 연구데이터를 결합·개방하는 국가 보건의료 데이터 허브를 구축함과 동시에 상업적 오남용과 데이터 유출·재식별을 방지하도록 국민 신뢰 확보를 위한 안전장치를 함께 마련한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국내 임상데이터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기초한 '한국형 의료 AI'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외국 AI 모델 의존을 탈피하고 국내 기술로서 지역·필수·공공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소버린 의료 AI 체계'를 구축한다.

가명 데이터에 대해선 규제 합리화를 추진한다. 데이터를 가명 처리할 때 위험도별 차등 심의 절차를 마련하고 피험자에게 물리적 위험 없는 비식별화된 데이터 연구는 기관윤리심의(IRB)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각계 의견을 들은 뒤 세부안을 마련한다.

현행 방식에 더해 기술의 의료 성과를 평가·보상하는 체계 등 AI 기반 의료서비스에 대한 적정 보상 체계를 마련한다. 안전하고 윤리적인 의료 AI 사용을 위한 의료 AI 윤리 지침과 더불어 민간 클라우드 사용 요구와 데이터 민감성을 고려해 '보건의료 보안 가이드라인'을 각각 마련한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