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생명안전망 구축에 역량 모은다"

[인터뷰] 정윤순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실천할 때"
데이터 기반 정책 지원-맞춤형 대응-디지털 활용 체계 구축

정윤순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이 22일 서울 중구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6.2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이제 실천해야 합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국가 자살예방 정책의 핵심 허브로서 과학적 데이터 분석과 촘촘한 현장 실천을 결합해 누구도 위기의 순간에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생명안전망 구축에 조직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자살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언급하는 등 자살예방과 생명존중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대해 정윤순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은 "의미 있는 변화"라면서도 사회적 책임과 연대를 요청했다. 특정 누구의 일이 아니라, 모두의 노력에서 비롯된다는 취지다.

재단은 생명존중 문화 확산과 근거 중심의 실효성 있는 자살예방 정책을 연구·추진 중인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뉴스1은 서로의 위기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 연대하는 문화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정 이사장에게 자살예방 정책에 대한 제언을 들어봤다.

"개인 취약성 넘어 사회적 결합에서 비롯해…국가 투자 필수"

지난 5월 취임한 정 이사장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으로 재직할 때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 수립을 실무적으로 총괄한 경험이 있다. 그는 "구체적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자리이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자살은 개인의 취약성을 넘어 사회 구조적 결합에서 비롯된 문제이므로 국가와 사회가 인프라를 구축하며 위기 신호를 선제적으로 포착하는 체계 전환이 시급하다"며 "보건복지 영역을 넘어 고용·교육·재정 등 통합적 대응과 국가적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소개했다.

정윤순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이 22일 서울 중구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6.22 ⓒ 뉴스1 이호윤 기자

단기적 개입과 재시도 방지 측면에서 효과가 확인된 정책은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과 '24시간 위기대응 상담체계'였다고 한다. 고위험군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니 재시도 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면서도 지역 인프라 격차 해소와 맞춤형 타깃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재단은 급변하는 사회 구조에 따라 △다각적 통계 분석 등 데이터 기반의 정책 지원 △생애주기별·취약집단별 맞춤형 대응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등 디지털 기반 자살예방 체계 구축 △생명존중 문화의 제도적 안착에 주력할 예정이다.

자살사망통계의 다각적 분석과 모니터링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과학적 근거를 공급하면서 청년층의 정신건강 악화와 노인가구의 고립 등 타깃형 예방 사업을 마련하고 AI를 접목한 유해정보 차단에 집중한다.

앞으로 투자가 늘어야 할 분야가 뭐냐는 물음엔 "고위험군이 거주지 인근에서 상시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방 자살예방센터의 처우 개선과 예산 확충이 시급하다. 또 취약계층의 위험 요인을 빅데이터로 정밀 분석해 선제적으로 개입하는 체계로 전환돼야 한다"고 답했다.

또 학교, 직장, 군 등 주요 공동체 내에서 정신적 위험을 터부시하지 않으며 조기에 신호를 공유하고 전문가에게 연결될 수 있는 일상적 인프라 투자 역시 제언했다. 그는 "앞으로 현장의 촘촘한 서비스와 안정적 예산, 전문 인력 확충을 연결하는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첨언했다.

이를 위해 재단은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사업 활성화, 자살 유족 원스톱 서비스 전국 확대, AI 기반 자살유발정보 자동 모니터링, 상담사 업무지원 시스템 고도화에 나섰다. 인구학적 특성이 반영된 지역별 타깃 예방 사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지자체 정책 자문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실효성 담보, 지속 가능한 자살률 감소 위해선 각계 협조 절실"

정 이사장은 우리 사회에 자리한 생명존중 문화에 대해 "실패나 낙오, 혹은 개인의 정신적 취약성을 포용하는 사회적 자본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고통 표출을 개인 의지 문제나 결함으로 치부하는 경향은 자살예방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위기 상황이나 자살 사건을 선정적으로 소비하고 자극적인 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환경은 모방 자살 위험을 극대화한다"며 언론은 자살 방법이나 장소를 명시하는 보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은 자살 유해 콘텐츠의 확산을 능동적으로 차단하는 한편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들도 상호 지지의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정 이사장은 당부했다. 생명존중 문화는 일상적 관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연대 의식으로 만들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자살예방을 둘러싼 이 대통령의 관심과 범정부 움직임과 관련해선 "이제 선언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다. 자살예방은 특정 누군가의 과제가 아니라 사회 연대와 책임이 요구되는 거시적 과제라는 점을 재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순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이 22일 서울 중구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6.22 ⓒ 뉴스1 이호윤 기자

그는 "10년 후 정책은 사전예방 중심, 범부처 통합형, 데이터 정밀 기반의 고도화된 체계로 안착했기를 기대한다"며 "중앙과 지방정부 전체의 통합 거버넌스로 발전해 지역 간 격차 없는 예방 서비스를 구현함으로써 실효성 있고 지속 가능한 자살률 감소를 달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직접 언급하시는 등 우리 사회가 자살예방을 새로운 국가적 우선순위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재단은 누구도 위기의 순간에 고립된 채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생명안전망 구축에 조직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부연했다.

정윤순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프로필

△고려대 무역학과·영국 버밍엄대 사회정책학 석사·가천대 보건학 박사 △행정고시 39회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고려대 보건대학원 교수 △재단법인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