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中 9명 "지역병원 수준 높아지면 서울 안 간다"

"응급은 지역·중증은 거점" 의료전달체계에 시민 공감대
지역 거점병원 이용 조건은 '수도권 수준 의료의 질'

2026.2.12 ⓒ 뉴스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지역 거점병원의 의료 수준이 수도권 수준으로 높아질 경우 국민 10명 중 9명은 서울 대형병원 대신 지역병원을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의료혁신위원회 시민패널 운영위원회는 14일 의료혁신 시민패널 2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차 공론화 숙의토론회 결과를 발표했다. 시민패널은 성별·연령·권역 등을 고려해 선정된 300명으로, 숙의 과정을 모두 마친 291명의 설문 결과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시민패널은 지역의료의 역할을 '가까운 곳에서 받을 수 있는 필수의료'로 규정했다. 응답자의 66.0%는 24시간 응급실이 시·군·구 안에서 제공돼야 한다고 답했고 분만은 59.9%, 심근경색·뇌졸중 등 골든타임 치료는 48.1%가 지역 내 보장을 원했다.

반면 입원과 일반수술은 인근 진료권에서, 암 등 중증·고난도 수술은 광역 거점병원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52.2%는 맹장수술 등 일반수술을 인근 시·군을 포함한 진료권에서 받을 수 있으면 된다고 답했으며 52.9%는 암 등 중증 수술은 광역 거점병원에서 보장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광역 거점병원은 국립대병원이나 권역책임의료기관 등 암·심장·뇌혈관 질환 같은 중증·고난도 진료를 담당하는 지역 핵심 의료기관을 의미한다.

국립대병원 등 지역 거점병원의 역량이 충분히 강화될 경우 수도권 대신 지역 거점병원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숙의 전 81.1%에서 숙의 후 89.6%로 8.5%포인트(p) 상승했다. 의료취약지 거주자의 경우 이용 의향은 91.5%까지 높아졌다.

지역 거점병원을 이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의료의 질을 꼽았다. 수도권 대형병원 대신 지역 거점병원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는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의료진의 실력과 경험'이 66.8%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으로는 상급병원과의 연계 강화가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6.7%는 검사·진료기록 자동 연계와 상급병원 신속 예약 보장을 선택했고 전담의를 통한 지속적인 건강관리(31.9%)가 뒤를 이었다.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응급상황에서 골든타임 안에 최종 치료까지 이어지는 체계 구축(25.4%)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으며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23.9%), 지방 국립대병원의 거점병원 육성(23.1%)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 의료인력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지역의사 선발 및 의무복무에 89.4%, 5년 이상 근무 계약 의료진 거주여건 지원에 88.9%, 필수·지방의료에 대한 수가 보상 강화에 87.4%가 동의했다.

의료 공급 방식과 관련해서는 공공병원 중심 공급(51.9%)과 역량 있는 민간병원에 공공적 역할을 부여하는 방식(47.4%)이 오차범위 내에서 비슷한 지지를 받았다. 다만 시민패널 토론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민간병원을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공공병원을 확충하는 절충안도 다수 제시됐다.

시민패널 운영위원회는 이번 공론화 결과를 이달 말 의료혁신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며 향후 지역·필수의료 정책 수립 과정의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