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규 공보의 고작 98명…"복무 단축 넘어 제도 재설계 시급"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제도 개편 방향 제시
신분, 법적 보호, 원격 자문과 경력 체계 제안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는 전날(12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6년 제43차 대한의사협회 오프라인 종합학술대회'에서 공보의 수급 위기의 원인과 제도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고 13일 밝혔다.(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올해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가 98명까지 줄어든 것은 단순한 인력 감소가 아니라 제도 붕괴의 신호입니다. 36개월의 과도한 복무기간을 그대로 둔 채 수급 회복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박재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

13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에 따르면 박재일 회장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6년 제43차 대한의사협회 오프라인 종합학술대회'에서 공보의 수급 위기 문제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공보의는 농어촌의료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병역의무를 대체해 공중보건업무에 종사하는 의사 인력을 말한다. 농어촌 지역, 도서 지역 등 보건의료 취약지에 배치돼 진료와 보건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복무기간 격차(현역 18개월·공보의 36개월)로 의대생의 병역 선택이 현역으로 쏠린 데 따라 전체 규모가 감소해 왔다. 게다가 의정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수련과 의대생 교육의 공백으로 올해 의과 공보의 신규 편입 인원이 98명까지 줄었다.

대공협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신규 의과 공보의 수는 83% 줄어 제도를 존속하는 데 한계가 드러났으며, 군의관 역시 올해 수급이 급감하면서 군 의료인력 유지 구조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박재일 대공협 회장은 주제 발표에서 "올해 신규 의과 공보의가 98명까지 줄어든 것은 단순한 인력 감소가 아니라 제도 붕괴의 신호"라며 "36개월의 과도한 복무기간을 그대로 둔 채 수급 회복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공보의 등의 복무기간을 24개월 등으로 현실화해야 한다는 제안에 국방부는 타 장교 직군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를 두고 박 회장은 "형평성은 제도의 붕괴를 방치하기 위한 명분이 될 수 없다"며 복무기간 단축을 위한 국방부의 전향적 결단을 촉구했다.

박 회장은 "보건소에서 유사한 진료와 보건업무를 수행하는 채용 의사는 전문임기제공무원으로 임용되는 것과 달리 공보의는 같은 의료업무를 수행하면서도 현행법상 임기제공무원이라는 포괄적 지위에 머물러 있다"며 공보의를 전문임기제공무원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공무원 신분으로 국가의 명령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지만,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국가배상책임의 적용 범위와 법률지원 절차가 명확하지 않아 실질적인 보호를 받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 명확화와 법률 지원 등을 제언했다.

이어 "배후진료가 부족한 현장에는 전문의가 원격으로 지원하는 자문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공보의 복무 경험을 공공보건의료 경력으로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의료취약도와 진료수요를 반영해 배치계획을 실질적으로 심의·의결할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일윤 대공협 부회장 역시 주제 발표를 통해 "지역의사제가 현장에서 작동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공보의 제도를 지역의료체계의 한 축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면서 지역의사제 도입 논의와 더불어 공보의의 역할과 배치, 교육 및 경력체계 재설계를 제안했다.

대공협은 앞으로 국회와 국방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에 △복무기간 단축 △전문임기제공무원 체계 확립 △법적 보호 강화 △전문의 원격 자문체계 구축 △공공의료경력 개발 및 공보의 배치평가체계 도입을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