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검진도 전략적, 40대는 '암'…60세 이상 고령층은?

일반 수검 10명 중 7명, 대사증후군 위험 확인
고령층에겐 기능 유지, 퇴행성 질환 관리 중요

100세 시대 건강검진은 건강수명을 늘리는 핵심 예방의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개인 위험 요인을 반영해 검진을 설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검진을 앞두고 국가검진으로 충분할지, 추가 검사가 필요할지 고민하는 이유다.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100세 시대 건강검진은 건강수명을 늘리는 핵심 예방의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개인 위험 요인을 반영해 검진을 설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검진을 앞두고 국가검진으로 충분할지, 추가 검사가 필요할지 고민하는 이유다.

"채혈, 소변 등 기초 수치에 대한 관심부터 가지자"

이와 관련해, 유지은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전북) 진료과장(내과 전문의)은 1일 "(우선) 채혈과 소변검사로도 무증상의 심뇌혈관질환, 신장 기능 저하, 대사 및 비뇨기 질환을 폭넓게 선별할 수 있다. 기초 수치에 대한 관심으로 향후 10년 건강을 지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내놓은 '2024 건강검진 통계 연보'를 보면 지난 2024년 일반건강검진은 전체 검진 대상 2318만 명 중 1752만 명이 참여해 75.6%의 수검률을 기록했다. 2019년(74.1%) 대비 1.5%p(포인트) 상승했다.

검진 결과 전체 수검 인원 중 질환 의심 판정은 32%, 유질환으로 판정된 경우는 28.9%에 달했다. 특히 수검자의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9.8%가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을 1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조사됐다. 주요 항목별로는 높은 혈압 소견이 45.1%, 높은 혈당인 경우가 41.1%였다.

일반건강검진의 필수 항목인 혈당, 지질, 간 기능 수치는 우리 몸의 상태를 가장 정직하게 보여준다.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은 한국인 심뇌혈관질환의 핵심 위험인자로, 이들 수치를 조기에 발견해 개선하면 관련 질환의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소변검사는 요로감염을 비롯해 콩팥 및 비뇨기계 질환, 내분비·대사질환 등을 선별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초 검사로 활용된다.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초기 단계에서 관련 질환의 신호를 잡아내기 때문에 예방 의학적 가치가 크다.

"2030 젊은 층에도 건강검진, 형식적이어선 안 돼"

더 나아가 전문가들은 연령, 가족력, 기저질환, 생활 습관을 반영한 맞춤형 검진 설계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당부한다. 특히 과거에는 젊은 층에 건강검진이 형식적인 절차로 여겨졌지만, 최근 상황 역시 달라지고 있다.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20~30대의 비만율과 당뇨병 유병률이 높게 증가하고 있으며 대사질환 위험이 커졌다. 특히 젊은 당뇨는 유병 기간이 길어 심혈관·신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도비만 청년층은 40대 이전 심혈관질환 위험이 3배 이상 높다.

따라서 20~30대는 혈압·혈당·콜레스테롤·간기능검사로 대사질환 위험을 확인하는 게 기본이다. 가족력이 있으면 당화혈색소 검사를 추가해 최근 3개월 평균 혈당을 확인하고, 비만이나 음주가 잦다면 복부 초음파로 지방간 여부를 파악하는 게 좋다.

40대부터는 암과 심뇌혈관질환 등 중증질환 발생 위험이 급증한다. 따라서 이 시기 중요한 검진 항목은 대장내시경이다. 대장용종은 대부분 무증상으로 발견되지만, 검사로 용종을 조기에 제거해 암 진행을 막을 수 있다.

20~30대는 혈압·혈당·콜레스테롤·간기능검사로 대사질환 위험을 확인하는 게 기본이다. 가족력이 있으면 당화혈색소 검사를 추가해 최근 3개월 평균 혈당을 확인하고, 비만이나 음주가 잦다면 복부 초음파로 지방간 여부를 파악하는 게 좋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일반적으로 5년 주기 검진이 권고되지만, 폴립이 발견됐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1~2년마다 검사받는 게 좋다.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이 있다면 경동맥 초음파, 심장 CT(컴퓨터단층촬영) 등을 통해 동맥경화 여부를 확인하는 게 도움 된다. 흡연 고위험군은 저선량 흉부 CT도 고려된다.

60대 이후 검진의 핵심은 기능 유지와 퇴행성 질환 관리다. 골밀도 검사와 근육량 측정으로 골다공증과 근감소증을 확인하고, 인지기능 검사로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 시력과 청력, 구강검진, 우울 선별검사를 포함하면 노년기 삶의 질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인지기능을 포함한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를 조기에 감별하는 한편, 시력·청력·치과·구강검진과 우울 선별검사를 함께 시행하면 사회적 고립, 우울, 영양 상태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가족력이나 기저질환은 검진 전략을 바꾸는 핵심 요소다. 조기암이나 심뇌혈관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권고 시기보다 5~10년 앞서 검진을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심전도 검사 외에도 심장 초음파나 운동부하 검사를 통해 심장 기능을 평가하는 게 좋다.

만성질환 환자는 합병증 검사가 중요하다. 당뇨 환자는 안저 검사와 미세알부민뇨 검사, 고혈압 환자는 심장·경동맥 초음파를 통해 합병증을 확인해야 하며 고혈압 환자는 심장 비대증, 동맥경화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심장 및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병행하는 게 필요하다.

박선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검진 항목의 우선순위를 정하면 과잉 검사는 줄이고, 중요한 질환은 놓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건강검진은 미래 위험을 예측, 관리하는 과정이다. 결과 상담과 생활 습관 개선까지 이어져야 예방 효과가 커진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