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뺑뺑이' 사건 의사 송치에 의료계 반발, 불기소 촉구(종합)

응급의학회·의사회 "규탄…불기소 처분해야"
의협 "진료 인프라·필수의료 전문인력 확충"

3년 전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라 불리는 응급실 미수용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의사 2명이 검찰에 넘겨진 일을 두고 의료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경찰이 의료현장 특수성과 구조적 한계를 간과한 채 의사 개개인에다 책임을 물었다는 취지에서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3년 전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라 불리는 응급실 미수용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의사 2명이 검찰에 넘겨진 일을 두고 의료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경찰이 의료현장 특수성과 구조적 한계를 간과한 채 의사 개개인에다 책임을 물었다는 취지에서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응급의학의사회에 더해 서울시의사회, 대구시의사회는 16일 성명을 통해 고인과 유족에 애도의 마음을 전하면서 경찰을 규탄했다. 또 검찰에 불기소 처분을 촉구했다.

대구경찰청은 응급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의사 2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23년 3월 4층 건물에서 추락한 뒤 응급실에 실려 온 17세 여성 환자를 제때 치료하지 않고 다른 병원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대한응급의학회에 따르면 이번에 송치된 의사 중 한 명은 사건 당시 응급의학과 전공의였고 현재 군의관으로 복무 중이다. 다른 한 명은 여전히 같은 대구 지역 대학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다.

학회는 "사건 당시 보건복지부도 면밀히 조사했고 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병원에만 행정처분을 내렸고 의사 개인을 검경에 고발하지 않았다"며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이 내려져 정부와 의료계의 뺑뺑이 문제 해결 노력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수용 불가능함을 신속히 알린 현장 의료진의 의학적 결정을 범죄로 규정하는 순간 응급의료 체계는 완전히 붕괴할 것"이라며 "검찰은 수사를 보완하게 하거나 '혐의없음'으로 결론지어야 한다. 또 실질적인 의료사고 특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시의사회도 "배후 진료 인력과 수술 가능성, 중환자실 병상 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환자를 수용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필요한 것은 처벌이 아니라 의료 시스템 개혁"이라고 제언했다.

서울시의사회 역시 "책임 규명 과정이 현장 의료진을 희생양 삼는 방향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며 "의사의 정당한 의학적 판단 대신 사법적인 판단에 의해 응급·필수의료가 위협받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의협은 "응급환자 수용은 의사 개인 의지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 경찰이 현장 특수성과 구조적 한계를 간과한 채 개인에게 형사 책임을 물었다"면서 "전공의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것은 필수의료를 선택하려는 젊은 의사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신호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정부와 국회가 △배후 진료 인프라와 필수의료 전문인력 확충 △중증 응급 진료에 대한 합리적 수가 보상 △응급의료 취약지에 대한 실질적 지원 △불가항력 응급의료 사고에 대한 형사책임 면제와 특례법 제정 등 제도 개선과 법적 보호 장치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