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도 바이러스 감염 질환"…중등도혈증환자에 치료 권고
대한간학회 국제학술대회 논의 거쳐 진료 지침 개정
건보 적용되면 4만여명 간암·3만7000명의 사망 예방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대한간학회가 국내 B형간염 진료 지침을 변경한다. 만성 B형간염을 염증성 간질환이 아닌 '바이러스 감염 질환'으로 규정하고 치료 결정의 축을 간염증수치(ALT)에서 바이러스 역가(HBV DNA)로 개편함으로써 환자들을 조기에 치료한다는 구상이다.
학회는 지난 11~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 '더 리버 워크'(The Liver Week 2026)를 열어 만성B형 간염 진료 가이드라인, 간경변증 복수 연관 합병증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안 등을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매년 약 1만 명의 국민이 간암으로 숨지는데, 간암의 원인 약 60%는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이다. 만성 B형간염 환자는 120만 명으로 추산되며 40~60대의 유병률은 3~4%에 달한다. B형간염에 의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8.9명으로 전 세계 평균보다 4배 높다.
만성 B형간염의 진단율은 약 83%에 이른 반면 전체환자 중 치료율은 22.2%에 불과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30년 바이러스 간염 퇴치 목표인 80%에 현저히 모자란 수준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회는 B형간염 진료 지침을 바꿨다.
구체적으로 만성 B형간염을 염증성 간질환이 아닌 바이러스 감염 질환으로 규정하고 치료 결정의 축을 간염증수치(ALT)에서 바이러스 역가(HBV DNA)로 전환했다. ALT가 정상이어도 간암 발생 위험이 큰 중등도바이러스혈증 환자에게 즉시 항바이러스 치료를 권하기로 했다.
학회에 따르면 간염증수치는 간 손상을 예민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ALT가 정상인 B형간염 보유자를 조기 검사해 보면 약 40%에서 유의한 간섬유화를 가지고 있었고, 특히 중등도바이러스혈증 환자의 경우 약 78%가 유의한 간손상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학회는 "간수치 정상이 곧, 간이 안전하다는 공식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간수치는 간암 발생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중등도바이러스혈증 환자의 간암 발생 위험은 고바이러스혈증 대비 약 6~8배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수치가 정상이라도 조기에 항바이러스 약제로 치료하면 간암 등의 발생 위험을 약 80% 감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간수치와 무관하게 중등도바이러스혈증에 해당하면 항바이러스 치료 시작을 권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학회는 이번 개정안을 포함한 바이러스 역가 기반 치료 전략이 건강보험 급여 인정기준에 반영되도록 보건복지부 등과 협의할 계획이다. 반영될 경우, 2035년까지 약 4만 3300명의 간암 발생과 3만 7000명의 사망이 예방 가능할 전망이다.
임영석 학회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 내용들이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반영되면 간암과 간부전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고 개인과 가정의 불행을 예방하며 사회 국가적 생산성을 향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는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학회도 동참했다. 간담췌외과학회는 고난도 이식 및 간절제술을, 간암학회는 간세포암종 진료 개정안을, 간이식학회는 최근 간이식 적응 범위의 확대 과정을 각각 발표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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