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생존문제 'M자 탈모' 건보 적용, 국민 의견 묻는다
원형탈모 이어 확대 적용 검토…의료적 필요성·비용 등 고려
한정적인 돈 탈모에 써야 하느냐 지적도…공론화 거쳐 결정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보건복지부가 탈모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추진한다. 오는 7월 '탈모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주제로 토론회를 여는 등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재정 소요 규모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14일 복지부에 따르면 올 하반기 대국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탈모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확대가 추진된다. 의료적 필요성과 비용효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건보 지원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말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최근 탈모가 미용 문제가 아니라 생존 문제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며 급여 적용 검토를 주문한 데 따라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탈모 치료에 대한 건보 적용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탈모는 크게 총 4가지로 분류된다. 이 중 원형탈모(L63)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본인부담률 30%로 병의원 진료비와 약값을 지원받는다.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이며, 의학적 원인에 의한 질환으로 분류돼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통계상, 2024년 약 17만 5000명이 치료받았다.
이밖에 M자형으로 불리는 안드로겐성 탈모(L64), 비흉터성 탈모(L65), 흉터성 탈모(L66)는 건보 적용에서 제외돼 왔다. 이에 대해 정은경 장관은 지난 12일 출입기자단에 "탈모가 청년 건강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탈모도 청년에게 중증이라는 등의 의견을 듣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만약 건강보험에 적용할 때 어떻게 어느 정도 재정이 소요될지 실무 검토는 한 상황"이라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국민 10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급여 적용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44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탈모 커뮤니티 '대다모'가 지난해 12월 18~26일 800여명에 설문 조사한 결과를 봐도 응답자의 84%는 탈모약 건보 적용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대는 16%로 집계됐다.
찬성 측은 건보 적용이 되지 않는 탈모약의 경제적 부담과 탈모에 대한 심리적 고통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생명과 직결되는 질병은 아니지만 일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전면 급여화가 어렵다면 일정 부분 지원부터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반면 일부 회원들은 재정 부담과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며, 필수의료 체계를 강화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단순 찬반을 넘어 △연령별 차등 지원 △연간 지원 횟수 및 총액 제한 △탈모 중증도에 따른 단계적 급여화 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들도 거론됐다.
이를 토대로 복지부는 행정안전부와 함께 7월 4일 '탈모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주제로 한 제1차 '모두의 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는 전문가 발제를 듣고 국민이 숙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여를 원하는 국민은 오는 19일까지 행안부 홈페이지 등에서 신청하면 된다.
심평원 통계를 보면 안드로겐성 탈모 진료 환자는 2만 5000여 명이다. 병의원을 방문하지 않은 사람까지 감안하면 실제 환자는 더 많을 전망이다. 2024년 기준 탈모로 진료받은 20~30대 환자는 8만 8760명이다. 급여화가 이뤄지면 최소 이들의 비용 부담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 등에 건보를 적용하면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재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복지부는 어디까지 지원할지, 본인부담률과 급여 적용 횟수 제한을 어떻게 설정할지 등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다만 한정된 건보 재정으로 어디까지 보장해야 하는지를 두고 치열한 토론이 예상된다. 탈모는 환자층 자체가 넓고 치료 기간도 길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과 동일선에 둘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급여 적용 시 환자 유입이 폭증할 가능성이 높고, 재정 효율성 논쟁이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해, 정 장관은 "건강보험은 중증질환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면서 "굉장히 다양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민 의견을 들어보며 추진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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