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2만 6578건으로 17% 늘어…10건 중 9건은 가정에서

배우자에 의한 학대 비중 증가…신체·정신적 학대 가장 많아
간호조무사·사회복지사 신고의무자로 지정…나비새김 기능 개선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지난해 노인학대 신고 건수가 2만 6578건을 기록한 가운데 학대 사례 10건 중 9건가량은 가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에 의한 학대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는 신고의무자 확대와 인공지능(AI) 모니터링 강화 등을 통해 노인학대 예방에 나설 방침이다.

12일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25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39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2만 6578건으로 전년(2만 2746건)보다 16.8% 증가했다. 이 중 학대 사례로 판정된 건수는 7973건으로 전년(7167건)보다 11.2% 늘었다.

학대 발생 장소는 가정이 7076건으로 전체의 88.7%를 차지했다. 생활시설은 614건, 이용시설은 87건이었다. 가정 내 학대 사례는 전년보다 11.9%, 시설 내 학대 사례는 8.3% 각각 증가했다.

학대 유형은 신체적 학대가 44.2%로 가장 많았고 정서적 학대 43.5%, 방임 5.3% 순이었다.

노인학대 행위자는 배우자가 3563건(39.4%)으로 가장 많았고 아들이 2123건(23.5%)으로 뒤를 이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아들이 배우자보다 비중이 높았지만 이후 순위가 뒤바뀐 뒤 배우자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복지부는 자녀동거 가구 감소와 노인부부 가구 증가에 따라 부부 간 돌봄 부담과 부양 스트레스가 커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가구 형태별로는 노인부부 가구가 42.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자녀동거 가구(27.7%), 노인단독 가구(15.8%) 등이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70대가 3376건(42.3%)으로 가장 많았고 80대 2105건(26.4%), 60대 2074건(26.0%)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65~74세 연령층의 학대 사례는 2020년 2625건에서 지난해 3873건으로 증가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재학대 건수는 884건으로 전년(812건)보다 증가했지만 전체 학대 사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1%로 전년(11.3%)보다 0.2%포인트(p) 하락했다.

복지부는 증가하는 노인학대에 대응하기 위해 신고의무자 범위를 확대하고 예방·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10월부터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간호조무사와 사회복지사를 노인학대 신고의무자로 추가 지정한다. 또 노인복지시설과 장기요양기관뿐 아니라 보건·복지·상담 관련 기관과 시설도 종사자 대상 노인학대 예방 교육을 실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노인학대 신고 앱 '나비새김' 기능 개선을 추진하고 고위험군 가정을 대상으로 AI 상담사와 ICT 기기를 활용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확대한다. 학대 피해 노인과 학대 행위자를 대상으로 한 전문 상담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노인학대 발굴 및 학대피해노인 보호 등을 전담하는 노인보호전문기관과 학대피해노인전용쉼터를 확충할 계획이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서울가든호텔에서 '제10회 노인학대예방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노인인권 증진과 노인학대 예방에 기여한 개인·단체에 정부포상 7점과 보건복지부 장관표창 33점을 수여했다.

국민포장은 노인학대 신고 앱 '나비새김' 개발과 AI·ICT 기반 비대면 사후관리 체계를 도입한 이기민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이 받았다. 대통령표창은 신신제약과 강원특별자치도노인보호전문기관에 수여됐다.

복지부는 노인학대예방의 날을 맞아 편의점 5개사 계산대(POS) 단말기를 통한 노인학대 신고 홍보, SBS 라디오 공익광고 송출, 경찰청과 연계한 노인학대 예방·근절 추진 기간 운영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은성호 복지부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은 "이번 행사의 캐치프레이즈와 같이 노인학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노인학대 신고의무자 직군 확대, 학대피해노인 대상 AI 모니터링 등 사후관리 강화, 재학대 위험군에 대한 ICT 기기 확대 보급 등으로 노인학대 예방 체계를 촘촘하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