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으로 건보 준비금 소진 2년 빨라져…우선 '특별회계' 활용

향후 10년간 건보 누적 적자 27조8000억 늘어날 듯
"국가재정 역할 정립 필요"…내년 1.1조 세입 조성

의료개혁 1·2차 실행방안 추진으로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이 기존 예측보다 2년 빨리 소진되며, 향후 10년간 누적 적자도 27조 8000억 원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는 우선 연간 1조 1000억 원 규모의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를 만들며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의료개혁 1·2차 실행방안 추진으로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이 기존 예측보다 2년 빨리 소진되며, 향후 10년간 누적 적자도 27조 8000억 원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는 우선 연간 1조 1000억 원 규모의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를 만들며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에 따르면 '의료개혁 1·2차 실행방안'을 반영한 건강보험 재정 재추계 결과, 누적 준비금 소진시점 등이 앞당겨졌다. 정부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의료개혁 과업 등에 총 20조 원 이상의 건보 재정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예정처는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에 대한 건보 재정 투자와 2025년까지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인한 비상진료체계가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에 2024년 12월 건보 재정을 추계했으나 2025년 3월 2차 실행방안이 추가 발표됐고, 비상진료체계는 그해 10월 종료됐다.

1차 실행방안으로 △의료인력 확충 △지역완결 의료전달체계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공정한 보상체계 등이 추진됐고, 2차 실행방안은 1차 방안의 후속 조치로서 △지역 2차병원 육성과 일차의료 강화 △비급여 관리와 실손보험 개선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 중점을 뒀다.

예정처는 1차 실행방안에 담긴 △수가 인상·개편 사업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과 2차 실행방안의 △포괄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필수특화 기능강화 지원사업을 반영해 재추계했다. 다만 간병비 급여화 등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지출 증가는 분석에서 제외했다.

그 결과, 건보 재정수지는 의료개혁을 반영하지 않더라도 올해 4000억 원의 적자로 돌아서고 2035년 37조 5000억 원으로 적자는 확대된다. 의료개혁을 반영한다면 올해 적자 규모는 5조 2000억 원, 2035년 39조 5000억 원으로 더 커진다.

누적 준비금의 경우, 의료개혁을 반영하지 않았을 때 2031년 소진됐지만 의료개혁을 감안하면 2년 더 빠른 2029년 소진이 예상됐다. 특히 2035년까지 10년간 누적적자액은 기존 전망보다 27조 8000억 원 늘어났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장수영 기자

정부는 이미 의료개혁에 상당 부분의 건보 재정을 투입한다는 방침을 알린 바 있다. 수가 인상·개편에 4조 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 총 10조 원, 포괄2차 종합병원 지원에 연간 6800억 원, 필수특화 기능강화 지원에 연간 440억 원을 들일 예정이다.

예정처는 "현행 의료개혁은 필요한 정책 방향인데, 기관 단위 성과 보상과 구조전환 지원 성격의 사업은 국가 책무에 해당하므로 건보 재정과 국가 재정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2028년 이후에도 수가 가산에 따른 지출 증가가 지속될 예정이라, 중장기 재정 안정성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건강보험 지출 효율화와 성과 관리를 통해 의료개혁 투자재원의 일부를 보전하는 한편, 국내에 적합한 재원 안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도 지역 필수 공공의료의 소생을 위해서는 건보 재정 외에 재원의 안정적 확보도 필요하다고 보고, 1조 1000억 원의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특별회계는 담배 개별소비세 총액의 55%, 수입용 담배 관세 등으로 내년 1월 신설된다.

의료체계 내에서 보상해야 할 영역은 건강보험 등을 적극 활용하되, 건보 지원이 도달하기 어려운 사각지대나 지방정부별 특성을 세밀하게 반영해야 하는 분야는 재정을 통해 확실하고 두텁게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역격차 해소,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가 핵심 국정과제로 채택돼 지역필수의료법이 제정됐고,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특별회계가 마련됐다"며 "특별회계를 구체적으로 편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