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사람잡는 더위'…온열질환 벌써 185명, 1명 사망
전년 대비 2.8배↑…지난달 15일 서울서 80대 남성 사망
열사병은 중증 응급질환…신속히 체온 낮추고 진료 필수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벌써 이른 더위가 이어지면서 누적 온열질환자 수가 전년 대비 2.76배 증가했다.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의식 저하는 물론,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4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2일까지 누적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사망자 1명을 포함해 총 185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7명보다 2.76배 큰 규모다. 지난달 15일에는 서울 동대문구에서 80대 남성이 온열질환 관련 사망자로 신고됐다.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이래 가장 빨리 확인됐다.
예년보다 이른 무더위로 인해 지난달 16일에는 30명, 지난달 31일에는 28명 신고되는 등 온열질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누적 환자 수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40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32명, 강원 17명, 경북 15명, 전남 11명, 인천·울산·전북 각 9명, 경남 8명, 제주 7명, 대전·충남 각 6명 순이었다.
전체 환자 중 30.8%(57명)가 65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다만 구체적으로 40대 14.6%(27명), 60대 14.1%(26명), 80대 이상 13.5%(25명), 20대 13%(24명) 등 전 연령대에서 골고루 발생했다.
질환별로는 열탈진 51.4%(95명), 열실신 20%(37명), 열사병 18.9%(35명), 열경련 9.2%(17명) 확인됐다.
발생 시간대는 오전 6~10시 15.7%(29명), 오전 10~11시 14.1%(26명), 오후 2~3시 11.9%(22명), 오후 3~4시 10.3%(19명) 등으로, 오후 폭염 시간대뿐만 아니라 오전에도 대거 발생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고온의 환경에 노출될 경우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증상을 보이며 방치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열사병은 우리 몸의 체온조절 기능이 한계를 넘어 발생하는 중증 응급질환이다.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면서 의식 저하나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될 수 있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뇌, 신장 등 주요 장기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열사병은 단순히 더위를 먹은 상태와는 다르게 체온조절 기능 자체가 무너진 응급질환"이라며 빠른 대처를 강조했다.
열사병은 군사훈련, 장거리 달리기, 야외 스포츠 활동 등 폭염 속 야외 활동을 할 때 위험이 크고, 건설 현장이나 용광로 주변처럼 고온 환경에서 일하는 작업자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노인과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체온조절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더 취약하다.
초기 증상은 두통, 어지럼증, 구역질, 극심한 피로감이다. 이후 증상이 심해지면 의식 저하와 혼란, 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가 뜨겁고 붉어지며 몸이 건조해지는 경우도 많다.
운동과 관련된 열사병은 땀이 계속 나는 상태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단순히 땀 유무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서 교수는 "어지럽거나 두통이 나타나고 몸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즉시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체온을 낮춰야 한다"며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열사병이 의심되면 신속하게 체온을 낮춰야 한다. 환자를 그늘이나 냉방이 가능한 장소로 옮기고 옷을 느슨하게 풀어 체열이 빠져나가도록 해야 한다.
피부에 물을 뿌리거나 선풍기를 이용해 몸을 식히는 게 도움이 된다.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처럼 큰 혈관이 지나는 부위에 아이스팩을 대는 것도 효과적이다.
의식이 없다면 억지로 물을 먹이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심하면 급성 신장 손상이나 횡문근 융해증 같은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열사병 등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전 기온을 확인해 폭염일 때에는 외출을 자제하거나 양산이나 모자 등으로 햇볕을 차단하고 수분을 충분히 자주 섭취해야 한다.
아울러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물을 규칙적으로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통풍이 잘되는 밝은색 옷을 착용하고, 장시간 야외 활동 시에는 중간중간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고령층 등은 일반 성인보다 체온조절이 원활하지 않아 온열질환에 취약할 수 있다. 어린이나 노약자 등을 밀폐된 집안, 자동차 등 기온이 높은 장소에 홀로 남겨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서 교수는 "온열질환 등 열사병은 폭염 속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무더위를 참고 버티기보다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빠르게 알아차리고 초기에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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