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이송 혁신사업 운영 안정적"…사망 줄고 환자 수용 늘어

광주·전남북 진행…강제수용 0건, 9월 전국 확대
"지역 의료 현장, 환자 생명 최우선으로 지켜내"

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전북 원광대병원을 방문해 응급환자 이송 체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4.9 ⓒ 뉴스1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응급환자 미수용,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 해소를 위해 가동된 정부의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이 지난 3개월간 안정적으로 운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 제기된 '강제수용' 우려도 환자를 최우선으로 지켜 낸 현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인해 기우에 그쳤다.

사업의 골자는 △지역별 환자 이송 지침 마련 △중증도에 따른 병원 이송 등이다. 정부는 지역 현실에 적합한 응급의료 이송 지침 수립을 독려하는 한편 우선수용병원을 정하며, 중증도 1·2등급 환자에 대해선 광역 상황실이 이송 병원 선정을 돕도록 했다.

의료혁신위, 복지부에 "이송 혁신사업의 전국적 확대 필요" 호평

3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시범사업이 2개월 차에 접어든 지난 4월 기준 광주·전남·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프리-케이타스(pre-KTAS·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 1등급 중증 환자의 사망 사례는 일평균 6.6명으로 지난해(7.6명) 대비 1명 감소했다.

이 기간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수용한 1~2등급 중증 환자는 하루 평균 46.8명으로 지난해 35.6명보다 31.5%(11.2명) 증가했다. 이를 두고 국무총리 직속 의료혁신위원회는 복지부에 "사업이 미수용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됐다. 사업의 전국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회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광주·전라광역응급의료상황실의 대응 실적을 봐도, 사업 10주간(3월 1일~5월 9일) 총 93건의 선정 요청이 접수돼 34건(36.6%)이 성공했고 9건이 선정 전 이송(9.7%)됐다.

선정 전 이송은 광역 상황실이 이송병원을 선정하기 전 구급대가 먼저 정하거나 환자 이송병원을 찾는 경우 등 이송 완료된 사례를 일컫는다. 이밖에 50건(53.8%)은 구급대 판단 아래에 접수 취소·철회됐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오전 강원 원주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과 구급차를 살펴보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22 ⓒ 뉴스1

복지부 등은 환자 재이송 건수, 현장 체류와 이송 소요 시간 등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사업을 평가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 명확히 확인되는 내용은 지역 의료기관, 구급대 등이 이송 지침을 적극 따랐으며 유기적인 네트워크 등으로 환자 생명을 최우선으로 지켜냈다는 것이다.

예컨대 전남 여수에서 농기계 사고를 당한 환자에 대해 전남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1차 처치한 뒤 광역 상황실의 통합 조정(이송병원과 최종 치료 제공 병원 선정)을 거쳐 충남 천안에 있는 최종 치료 가능 병원으로 신속히 옮긴 일이 있었다.

또 광주에서 발견된 약물 중독환자에 대해 지역협의체(광주 지역응급의료센터 당직의, 소방·광역 상황실 참여)의 실시간 온라인 논의를 거쳐 1차 치료와 최종 치료의 역할을 분담한 일도 있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도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응급환자 미수용 문제를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지역별 이송 지침을 전국적으로 신속히 정비하고 이송체계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보고했다.

"길거리에서 소모되는 시간 줄여 환자 살리자는 의미"

이 사업은 발표될 때부터 "응급실 수용을 강제할 수 있다. 광역상황실 개입도 전무할 것"이라는 의료계 일각의 비판을 받았다. 전공의(대한전공의협의회)를 중심으로 "이송·수용에 대한 책임 소재, 부담이 해소되지 않는 한 사업은 정착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광주·전남·전북 지역에서 사업이 순항한 데에는 지침에 따라 이뤄진 지역 응급의료기관과 소방 구급대, 광역 상황실의 원활한 협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장 전문가도 소위 '강제수용' 같은 것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26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김명섭 기자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광주시응급의료지원단장)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전협 입장을 바탕으로 사업을 평가한 일부 언론보도 내용을 반박했다. 조 교수는 "낙제점이라는 평가는 부당하다. (광역상황실에 의한) 강제수용은 지금까지 0건"이라고 적었다.

이어 "지침의 핵심은 길거리에서 소모되는 시간을 줄여 환자를 살리는 데 있다"면서 "지역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밤낮으로 소통하며 '지역 합의 기반의 지침'을 가동하고 있다. 광주의 응급실 문은 변함없이 열려 있으며, 유기적인 네트워크가 환자 생명을 지켜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 교수는 "이제 겨우 3개월"이라며 "전체 데이터를 말하기엔 이르지만, 현장에서는 의료진의 부담은 줄이면서 구급대원이 체감하는 이송 효율은 높이는, 의미 있는 변화가 분명히 감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번 사업을 수행한 광주광역시·전남도·전북도는 혁신 체계를 상시 운영하기로 했고, 정부는 올해 3분기 내 전국 확대 시행을 위해 시도별 이송 지침을 정비하며 광역상황실의 역할을 추가할 예정이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