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해서웨이도 "10년간 실명" 고백…'젊은 백내장' 경고등

고도근시·디지털 기기 사용 영향, 3040 환자 증가
"수술 통해서만 근본적 치료 가능…정기 검진 중요"

배우 앤 해서웨이가 지난 4월 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감독 데이빗 프랭클)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할리우드 배우 앤 해서웨이가 백내장을 앓았던 사실을 공개하면서 백내장이 더 이상 고령층만의 질환이 아니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앤 해서웨이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30대 초반 백내장이 발병해 10년간 왼쪽 눈이 실명 상태였다고 밝혔다.

백내장은 일반적으로 노화에 따라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고도근시 증가와 디지털 기기 사용 확대, 자외선 노출 등의 영향으로 30~40대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정소향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에 따르면 노안은 대개 40대 중후반부터 시작되며 가까운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이 대표 증상이다. 반면 백내장은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흐려지고 빛 번짐이 나타나며, 특히 야간에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노안은 수정체의 탄력성이 떨어져 가까운 곳의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저하되는 현상으로, 돋보기를 착용하면 근거리 시력이 개선된다. 반면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돋보기를 써도 시야가 뿌옇게 보이거나 색감이 예전보다 선명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한쪽 눈으로 봤을 때 물체가 두 개 이상으로 보이는 단안복시도 백내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백내장은 50대 이후부터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며 60세 이상에서는 약 70%, 70세 이상에서는 약 9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다만 최근에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적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

정 교수는 젊은 백내장의 주요 원인으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급증한 고도근시를 꼽았다. 근시가 심해지면 안구 길이가 길어지면서 수정체 주변 대사 이상이 발생해 백내장이 이른 나이에 발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내렌즈 삽입술 등 안구 수술 병력이 있는 경우에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 밖에도 대사증후군, 자외선 노출,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결막염에 따른 눈 비빔, 스테로이드 제제 장기 사용, 안구 외상 등이 백내장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도 젊은 백내장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블루라이트 노출 증가와 장시간 근거리 작업, 눈 깜빡임 감소에 따른 건성안, 야간 사용에 따른 생체리듬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갑자기 돋보기 없이 가까운 글씨가 잘 보인다고 해서 시력이 좋아진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며 "수정체가 단단해지는 핵성 백내장의 경우 일시적으로 근거리가 잘 보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내장은 수술을 통해서만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로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이미 혼탁해진 수정체를 원래 상태로 회복시키지는 못한다. 치료 시기를 놓쳐 과숙 백내장으로 진행되면 수술 난도가 높아지고 합병증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정 교수는 "40대 이후에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백내장뿐 아니라 녹내장과 망막질환 여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도근시가 있거나 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욱 주의 깊게 눈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