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4만원" 관리급여 전환 앞두고 의료계 반발 확산
7월 시행 앞두고 의료계 반발 확산…"재활 접근성 위축" 우려
정부 "비급여 관리 필요" vs 의료계 "획일 규제 문제"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오는 7월부터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되면서 의료 현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비급여 가격 편차와 과잉진료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의료계에선 낮은 수가와 치료 횟수 제한으로 재활·통증 치료 접근성이 위축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 초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도수치료 관리급여 가격과 급여기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7월 시행을 목표로 후속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건정심 소위원회에선 도수치료 관리급여 행위 상한가를 4만 원 또는 4만 3000원 수준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관리급여는 건강보험 급여와 비급여의 중간 형태 제도다. 건강보험이 일부 적용되지만, 환자 본인부담률을 95% 수준으로 높게 유지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도수치료 수가가 4만 원으로 정해질 경우 건강보험은 5%인 2000원을 부담하고 환자가 나머지 3만 8000원을 내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병원별 자율 가격 체계로 운영돼 왔던 도수치료는 앞으로 정부가 정한 가격과 진료 기준안에서 관리되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현재 도수치료는 병원마다 회당 10만~30만원 수준까지 가격 차이가 나는 대표적 비급여 항목으로 꼽힌다.
정부가 도수치료를 우선 관리 대상으로 삼은 배경에는 실손보험과 연계된 비급여 진료 확산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의료기관에서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기준으로 고가 치료나 반복 치료를 권유해 왔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보험업계 역시 도수치료를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의 대표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해 왔다.
정부는 가격과 횟수 기준을 마련해 비급여 진료 이용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고 의료 자원이 필수의료 분야로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 쟁점은 치료 횟수 제한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일반 환자는 주 2회, 연간 최대 15회까지만 도수치료가 인정된다. 수술 후 재활 등 의학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추가 9회를 더해 연간 최대 24회 수준이 거론된다.
기준을 초과한 치료는 실손보험 청구가 제한되거나 환자가 병원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허리디스크 수술 후 재활 환자나 만성 통증 환자의 경우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인정 횟수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환자의 진료비 부담이 일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현재 회당 10만 원 안팎의 도수치료를 받던 환자라면 관리급여 전환 이후 1회 비용 자체가 절반 이하로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경우 기존 약관에 따라 본인부담금 상당 부분을 보장받을 가능성도 있다.
의료계는 정부가 검토 중인 4만 원대 수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도수치료 관리급여 제도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비급여 관리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실손보험 손해율 문제를 이유로 특정 비급여 항목을 직접 통제하는 방식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특히 도수치료가 단순 통증 완화 목적뿐 아니라 수술 후 회복과 재활 치료 과정에서도 활용되는 만큼 가격과 횟수 기준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면 현장 진료 판단이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고령 환자나 만성 통증 환자처럼 반복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치료 연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27일 "정부는 비급여 관리와 실손보험 손해율 안정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의료 현장 현실과 임상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비용 통제 중심 논리로만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태연 의협 부회장도 "관행 수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무늬만 급여화'"라며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가 강요되면 양질의 치료를 제공하던 의료기관은 진료 축소나 운영 중단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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