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경련 때 놓을 약 생산 중단…"껌값 필수약, 가격 현실화해야"

아티반 공급 '감감무소식'…소아청소년병원협 기자회견 예고
의료계-제약계-이주영 의원 "정부, 채산성 저하 문제 풀어야"

지난해 12월부로 생산 중단된 급성 불안·긴장 치료제 '아티반'(성분명 로라제팜)에 대한 수급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약가 현실화 등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도모할 정부 정책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난해 12월부로 생산 중단된 급성 불안·긴장 치료제 '아티반' 주사제(성분명 로라제팜)에 대한 수급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약가 현실화 등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도모할 정부 정책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아티반은 뇌의 신경 흥분을 억제해 발작을 빨리 가라앉히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항발작제다. 응급실에서는 급성 경련이나 뇌전증 지속 상태에서 맨 먼저 투여되는 치료제 중 하나다. 중요한 약인 만큼 국가필수의약품이자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제약사는 아티반을 지난해 말까지 만들고 올해 들어 생산시설을 정리했다. 설비 노후화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이 약의 가격이 2㎎에 782원 정도에 그치는 '채산성' 문제도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다른 약으로 쉽게 대체되지 않을뿐더러 이어받아 생산된다는 업체의 소식도 들리지 않는 데에 있다. 디아제팜이나 미다졸람 등 유사 계열 약물이 존재하나 작용 시간과 지속 효과, 투여 방식에 차이가 있어 동일한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응급 상황에 필요한 약인지라 선택지 축소는 치료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도 소재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A 교수는 "현재까지 널리 사용된 약인데 공급 중단될 경우 치료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지난해 "자살 위험이나 발작 환자 치료에 아티반의 대체재가 없다"며 "공급이 중단되면 의료 현장의 혼란과 환자 피해는 불가피하다. 정부는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국회에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소아응급의학 전문의 출신인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최근 "영양제도 다이어트 보조제도 넘쳐나는데 경련을 멈추게 하거나 호흡을 보조하는 약, 의료 기구는 없다. 우리의 건강보험료와 세금은 어떤 목적으로 어디에 사용되고 있나"라고 꼬집었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오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아티반 공급 중단에 따른 현장 진료 차질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용재 협회장은 "(진료에 큰 차질을 겪고 있다.) 현장 상황이 좋지 않다"며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의료계와 제약업계는 정부가 구조적 문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본다. 원가 보전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제약사에 필수약 제조를 독려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생산 원가와 관리 비용을 현실적으로 반영한 약가 체계의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앞선 A 교수는 "건강보험 수가로 (의료를) 강력하게 통제하는데, 필요한 부분엔 적절히 인상해야 한다. 약이 너무 싸서 사라지고 신약은 너무 늦게 들어오는 구조는 개편돼야 한다"며 "물가는 다 오르는데 필수약 가격을 올려주지 않아 공급이 끊기는 일은 말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이 의원도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껌 한 통, 커피 한 잔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필수약) 생산을 유지할 수 없다"며 "국민의 귀한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어디부터 어떻게 써야 할 지 정부는 다시 한번 심각하게 돌아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뉴스1에 "아티반의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업체 간 생산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업체와 긴밀히 소통해 행정적 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