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연 1000명 줄일 수 있을까…긴급상황 24시간 개입 밀착관리
李 "세계 망신" 특단 주문…민관협력·지자체 역량 강화
"정부만 하기엔 한계…시민단체·자원봉사자 활동 독려"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에 자살 사망자 감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가운데 예방·현장 전문가들은 "정부만의 일이 아니다"라면서 민관 협력과 지방자치단체 역량 강화, 밀착 사례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올해 들어 자살자가 월 기준 1000명 밑으로 떨어졌고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데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의지가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스프링 피크(봄철 자살률 급증 현상)에 대항할 각계 관심을 요청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 도중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이런 망신도 없다. 대한민국의 현재 위상을 보건대 이렇게 자살자가 많은 게 말이 안 된다"며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또는 최근 기준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4.1명으로 OECD 평균 10.7명의 2배를 웃돌며 가입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자살은 사회적 재난"이라고 강조했으며,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무조정실 산하에 '범부처 자살대책추진본부'(현재 생명지킴추진본부)를 설치했다. 올해 자살자를 1000명 줄인다는 목표 아래에 '천명 지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본부는 △동기 없애기 △찾기 △막기 △지키기로 이어지는 자살 예방 4단계 전략을 수립했고 △50대 남성 △미취업 청년 △농촌 노인 △청소년 △북향민 △군 장병 △연예인 등 자살률이 높거나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7대 타깃을 설정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모든 자살 관련 긴급 상황에 초기부터 적극 개입하며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109 자살 예방 전화상담 인력을 늘리고 모든 자살 시도자에 대한 즉각 상담 등을 추진한다.
이에 이 대통령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자 등에 대한 관리 시스템이 충분한지를 물으며 자살 예방 전화상담 인력 증원을 당부했다. 일선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민관 협력과 지방자치단체 대응 역량 강화 등을 제안했다.
하상훈 사회복지법인 생명의전화 원장은 "서울 성북구 내 고위험군만 지난해 800여 명에 달했다. 이들을 돌보기 위한 민관 협력이 절실하다"면서 "정부만 하기엔 한계가 있다. 시민단체, 자원봉사자 등 민간의 활동을 독려하고 이들의 역량을 지원하는 노력도 요구된다"고 밝혔다.
하 원장은 "자살예방센터 직원들 6~7명만으로 고위험군을 관리하기 힘들다"며 "다양한 자살 유발 요인에 대해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나갈 '자살예방정책관'이 지역마다 필요하다. 최소 부구청장급은 정책관이 돼 고위험군에 적합한 지원책, 사례 관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월 자살자(잠정)는 916명으로 지난해 동기(1114명) 대비 17.8% 줄었다. 2022년 2월(879명) 이후 48개월 만에 가장 작은 규모로,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거듭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자살자가 감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봄철은 일조량이 늘고 야외 활동이 증가하는 시기지만 역설적으로 자살률이 오르는 '스프링 피크' 현상이 나타나는 계절이다.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계절성 우울증과의 관련성이 크다고 분석된다. 호르몬 균형이 흔들리고 감정 기복과 충동성이 커진 데 따른 변화다.
이와 관련 백종우 한국자살예방협회장(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4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지만 봄철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1년에 1000명씩 줄인다는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백 회장은 "대통령 등 정부의 의지가 발현된다면 크게 변화할 수 있으리라 본다. 특히 전화상담 응대율을 높일 수 있게 인원이 충원됐으면 싶다"며 "지자체의 역량 강화, 고위험군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결해 줄 수 있는 사회서비스 등도 요구된다"고 부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 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ks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