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환자 줄었는데 병원 도착 더 늦어져…임신부 이송체계 '역주행'
최근 3년간 임신부 이송 건수 감소…이송 시간은 외려 3분 증가
김예지 의원 "실제 작동하는 응급이송체계로 전면 재정비해야"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임신부 이송 건수는 줄어든 가운데 이송 시간은 오히려 늘고 타시도 전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자의료 이송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임신부 이송 건수는 감소했지만 평균 이송 시간은 20분에서 23분으로 늘었고, 타시도 이송 건수도 674건에서 753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환자 수요가 줄었음에도 이송 시간과 외부 전원이 동시에 증가한 것은 지역 내에서 고위험 임신부를 제때 수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음을 의미한다. 병원 간 실시간 병상과 전문인력 정보를 공유하고 적정 의료기관을 연결하는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지난달 대구에서 발생한 고위험 임신부 사례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확인됐다. 해당 임신부는 신고 이후 약 40분 동안 지역 내 7개 병원에 수용 문의가 이뤄졌지만 끝내 적정 병원이 확정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칠곡경북대병원과 계명대동산병원은 답변 대기나 재문의가 반복됐고 경북대병원은 신규 환자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병원 역시 산과 전문의 부재, 신생아중환자실(NICU) 부족, 의료진 인력 문제 등을 이유로 수용이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보호자가 자차 이송을 선택하면서 대전·천안권 의료기관까지 문의가 이어졌고, 충북 감곡에서 다시 구급차와 접촉한 뒤 오전 5시 35분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상황은 권역모자의료센터 지정, 전원전담팀 운영, 응급이송 매뉴얼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음에도 실제 현장에서 병원 선정과 이송 과정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지역 간 격차도 뚜렷했다. 서울은 평균 이송시간이 2023년 13분에서 2025년 17분, 경기는 19분에서 21분으로 증가 폭이 제한적이었지만 충북은 30분에서 41분, 충남은 30분에서 40분으로 크게 늘어나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송 지연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예지 의원은 "이번 사건은 병원 선정부터 이송까지 전 과정에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권역모자의료센터 지정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시간 병상·의료진 가용 정보 공유, 권역 간 조정 기능 강화, 현장 대응 인력 확충 등 실제 작동하는 응급이송체계로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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