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법 개정안, 환자 기본권 부득이 제한하나 '위헌' 아냐"

복지부 6개월내 하위법령 핵심 마련 "환자·의사 모두 위한 일"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중대 과실 판단, 책임보험 설계 등 협의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대한 의료진의 형사책임 부담을 완화하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해 '위헌성' 시비에 휘말린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공익성을 따졌을 때 위헌 소지는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의 범위와 특례에서 제외되는 12대 중과실 기준 등 핵심 쟁점은 의료진, 환자·소비자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하위법령 개정을 위한 협의체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현두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29일 출입기자들을 만나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의료진을 위한 특권이 아니라 환자·의료진 모두를 위한 법이다. 환자에게는 신속·충분한 피해회복을 돕고, 의료진에게는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형사특례를 신설해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중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중대한 과실이 없고 책임보험 가입과 설명의무 이행, 손해를 전액 배상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의료진을 기소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 환자단체는 의료인에게 예외적인 형사면책 특권을 주는 대신 국민 기본권인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성을 지적하고 있다. 손해 배상을 전제로 의료인에 대한 기소를 제한하는 구조 또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신 과장은 "국가 전체적으로 고위험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전문의가 줄어드는 상황이 계속되면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워지고, 국민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공익적 차원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규정을 신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대한 기소제한 규정이 기본권, 특히 재판절차진술권을 일부 제한하는 소지는 있다"면서도 "그보다 더 큰 개념의 '국민 전체의 생명을 위한 점'이라 위헌적인 기본권 제한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런 기소제한 규정이 환자에게 손해배상 청구와 형사 고소 가운데 하나만 고를 수 있게 만든단 지적에는 "이 규정은 중과실 없는 고위험 필수의료행위로 인한 의료사고에만 적용되고, 일반 의료행위나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적용 여지가 없다"고 소개했다.

복지부는 별도 협의체를 구성해 개정 법률안이 시행령·시행규칙에 위임한 내용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협의체에는 의료계와 환자단체, 전문가 등 10명 안팎이 참여해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의 정의와 12대 중과실의 세부 기준, 책임보험 관련 내용 등을 논의한다.

신 과장은 "시행령·시행규칙을 위한 별도 위원회를 만들고 연구용역 방식으로 의학계 의견도 수렴하겠다"며 "공포 이후 6개월 안에 내용을 마련해 하위법령 개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