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재활, 체력 증진보다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회복 좌우"

움직임 조절 훈련으로 이동 능력 개선…체력 변화 없이도 효과 확인

유방암 치료를 마친 환자의 재활에서 체력 증진보다 몸을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기능 회복을 좌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유방암 치료를 마친 환자의 재활에서 체력 증진보다 몸을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기능 회복을 좌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양은주 재활의학과 교수팀이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유방암의 치료와 연구'(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에 게재했다고 23일 밝혔다.

암 치료법이 발전하면서 치료를 마친 암 생존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치료 이후에도 보행, 자세 유지 등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적지 않다.

항암·방사선·수술 등 치료 과정에서 근육과 신경에 영향을 받으면서, 몸이 스스로 자세 안정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특히 유방암 생존자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항암 치료 중이거나 치료를 마친 이후에 낙상을 경험하는 비율이 50~60%에 달한다.

그러나 기존의 암 재활은 주로 근력 강화와 유산소 운동 위주로 구성돼, 협응·자세 안정성 훈련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방암 생존자의 보행 능력과 자세 안정성을 개선하는지 알아보고자 국내 7개 대학병원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프로그램은 기존 재활 운동을 보완해 바른 자세 정렬, 좌우 균형, 팔다리의 협응 등 몸이 스스로 균형을 잡고 움직임을 조절하는 능력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유방암 치료를 마친 환자 71명을 프로그램 적용군(41명)과 스트레칭과 가벼운 체조 위주를 수행하는 대조군(30명)으로 나눠 8주간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의자에서 일어나 3m를 걷고 돌아오는 검사에서 프로그램 군은 평균 7.85초에서 6.55초로 약 1.3초 단축됐지만, 대조군은 7.27초에서 6.94초로 소폭 개선에 그쳐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6분 보행거리 등 체력 지표에서는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체력과는 별개로 움직임 조절 능력 자체가 보행 기능 회복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밝혔다.

또한 촬영 영상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프로그램 군은 몸의 흔들림이 줄고 움직임이 한층 일정해져 자세 안정성과 협응 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움직임에 사용된 에너지 수준에는 변화가 없어, 기능 향상이 운동 강도나 양의 증가가 아닌 움직임 방식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양은주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양 교수는 "회복의 핵심은 몸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절하느냐에 있다"며 "프로그램은 움직임이 불안정한 환자에게 기존 재활을 보완하는 또 다른 회복의 경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환자들은 힘은 있지만 움직임이 어색한 상태를 겪는 경우가 많은데, 프로그램이 '중간 단계 재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