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 늘었지만 지방은 비어…"배치 장치 부재" 지적
정원 확대에도 수도권 쏠림 지속…"전공의 배분·의무 파견 빠져"
지역의사제·파견 정책 추진에도 인센티브 중심…구조 개편 필요성 제기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의사 수가 늘고 있음에도 지방 의료 공백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있으며 이는 의사 인력의 지역 배치 장치가 부족한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지방에는 왜 의사가 없을까'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의료체계를 "의사는 늘었지만 지방의료는 비어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의사 인력은 절대 규모 측면에서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지역 간 분포 불균형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 수도권과 대형병원으로의 집중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농어촌과 중소도시에서는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료 등 필수의료 인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간 격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4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서울이 4.67명 수준이지만 일부 비수도권 지역은 2.5명에도 못 미치는 등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의대 정원 확대만으로는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별도의 배치 장치 없이 인력을 늘릴 경우 추가로 양성된 의사가 다시 수도권으로 유입되면서 기존 쏠림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의대·전공의 정원 확대와 지역의사제, 전공의 파견 정책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의사 인력 부족 지역을 지정하거나 전공의 정원을 지역별로 배분하고 수도권 인력을 지방으로 의무 배치하는 등 핵심적인 배치 장치는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의사제와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는 수당과 정주 지원 등 인센티브 중심으로 설계돼 전공의 정원 배분이나 수도권 인력 분산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환자와 의사가 함께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이는 다시 지역 의료 기반을 약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해외 주요국이 의사 수 확대와 함께 배치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독일과 일본은 지역별 의사 수를 규제하거나 전공의 정원을 통제하고, 미국과 호주는 재정 인센티브를 통해 취약지역 근무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의사 수 확대보다)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배치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며 "의료취약지를 객관적으로 지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전공의 정원을 지역별로 배분하는 한편 수도권 인력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가와 인건비, 주거·교육 지원을 결합한 인센티브 체계를 구축하고 환자와 의사가 함께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편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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