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 정보만으로 우울·불안 고위험군 찾는다"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 연구
전자통신연구원과 디지털 피노타이핑 기반 모델 마련

스마트폰 사용 패턴과 위치 정보 등을 토대로 우울증과 불안장애 고위험군을 찾아낼 수 있게 됐다.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스마트폰 사용 패턴과 위치 정보 등을 토대로 우울증과 불안장애 고위험군을 찾아낼 수 있게 됐다.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김아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별도의 기기 없이 스마트폰의 센서 데이터와 일상적인 짧은 응답만으로 우울증과 불안장애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디지털 피노타이핑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디지털 피노타이핑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의 행동과 상태 변화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현대인의 일상과 가장 밀접한 스마트폰이 생성하는 활동량과 위치 정보, 수면과 생활 리듬 데이터를 활용하면 정신건강 위험 신호를 더 이른 시점에 포착할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국내 지역사회 성인 455명을 대상으로 28일간 스마트폰 가속도계와 GPS 데이터를 수집하고, 일일 기분 상태 등에 대한 간단한 응답을 함께 받았다.

이후 주 1회 우울 및 불안 평가도구를 통해 고위험 여부를 판정하고, 스마트폰에서 얻은 센서 데이터와 자기보고 데이터를 종합해 머신러닝 기반, 조기 선별을 위한 위험군 판별 모델을 구축했다.

분석 결과, 우울 및 불안 고위험군은 저위험군과 비교해 뚜렷한 행동 패턴 차이를 보였다. 우울 고위험군은 주중 이동 반경이 25㎞ 미만으로 80㎞ 이상의 이동반경을 보인 저위험군보다 현저히 좁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은 더 길었다.

또한 고위험군은 수면 중 움직임이 많고 수면 시간이 불규칙한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우울 고위험군은 저위험군보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깨는 시간이 더 늦고 변동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울과 불안 고위험군에서 생활 반경 축소와 수면·생체 리듬의 흔들림이 디지털 행동 지표로 확인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이 이런 데이터를 머신러닝 모델에 학습시킨 결과, 우울증 고위험군 탐지에서는 최대 0.83, 불안장애 고위험군 탐지에서는 최대 0.86의 AUC를 기록했다.

AUC는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얼마나 잘 구분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판별 성능이 높다는 뜻이다.

특히 스마트폰 센서 데이터만 활용하는 것보다, 센서 데이터와 짧은 자기보고 응답을 함께 결합했을 때 가장 높은 성능을 보여 실제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실제 환경에서 흔히 발생하는 데이터 누락 상황까지 반영해 모델의 안정성을 함께 확인했다.

또 고가의 추가 장비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조철현 교수는 "향후 이 시스템이 적기 개입 모델과 결합한다면, 정신질환의 조기 발견을 넘어 실시간 맞춤형 관리까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국제 디지털 건강 중재 학회(ISRII)의 학술지(Internet Interventions)에 게재됐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