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 왜 나만 심할까 했더니…유전자 차이였다"
임신오조증, 전체 임산부 2%…음식 섭취 어려울 정도로 악화
임신오조증 관련 유전자 10개 확인…증상 차이 원인 규명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입덧이 유난히 심한 일부 임산부에서 나타나는 '심한 입덧'(임신오조증)이 유전적 요인과 관련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의대 연구팀은 임신오조증과 관련된 유전자 10개를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게재됐다.
임신오조증은 전체 임산부의 약 2%에서 발생하며 구토와 메스꺼움이 심해 음식 섭취가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나타난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심리적 문제로 오해되기도 했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생물학적·유전적 기반이 있는 질환으로 규명되고 있다.
연구팀은 임신오조증을 겪은 여성 1만 974명과 비교군 46만 1461명 등 총 47만여 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에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계 등 다양한 인종 집단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임신오조증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기존 4개 유전자 외에 6개의 새로운 유전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연구에선 'GDF15' 유전자가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이 유전자는 임신 중 증가하는 호르몬과 관련이 있으며 해당 호르몬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여성일수록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됐다.
앞서 지난 2023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에서는 입덧의 주요 원인으로 GDF15 호르몬이 지목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 수준에서 개인별 증상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추가 단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진전된 결과로 평가된다.
이 밖에도 새롭게 확인된 유전자들은 식욕과 구토, 인슐린 및 대사, 뇌의 적응 기능 등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유전자는 제2형 당뇨병 및 임신성 당뇨와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임신오조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일부 환자에게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을 활용해 임신 전 호르몬 반응을 조절하는 임상시험도 추진 중이다.
연구를 이끈 말레나 페이조 교수는 "다양한 인종 집단의 여성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만큼 이번 결과가 광범위한 인구 집단에 걸쳐 일반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새로운 치료법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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