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오래 먹은 노인, 뼈 더 잘 부러진다"…고관절 골절은 4.25배 증가

항콜린성 성분 많은 약물, 골절 위험 더 높여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약물을 6개월 이상 장기간 복용하는 고령층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골절 위험이 43%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허연 교수팀은 2007~2008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만 66세 노인 3만 2771명을 최대 5년간 추적 관찰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특히 복용 중인 약물에 항콜린성 성분이 많을수록 골절 위험은 더 커졌다.

항콜린성 성분은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약에 쓰이는 항히스타민제를 비롯해 과민성 방광, 위장 질환, 파킨슨병, 우울증 치료제 등 일상에서 흔히 처방되는 다양한 약제에 포함돼 있다. 이 성분이 몸속에 쌓이면 심한 어지럼증을 유발해 낙상과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연구팀은 "항콜린성 부담이 높은 상태에서 6개월 이상 복용을 지속한 경우 골절 위험은 65%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약물 개수별로 보면 5~9개 약물을 복용한 그룹은 0~1개 복용 그룹보다 골절 위험이 29% 높았다. 연구팀은 약물 수가 많을수록 낙상 위험을 높이는 약물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다약제 복용자에게 흔히 처방되는 루프 이뇨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은 항콜린성 부담을 높이거나 골밀도를 낮춰 골절 위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복용 기간의 영향은 더욱 뚜렷했다. 전체 약물 복용자 중 6개월 이상 장기 복용한 그룹의 골절 발생률은 7.8%로 단기 복용 그룹 4.9%보다 골절 위험이 43% 높았다.

또한 항콜린성 약물 복용자 중 6개월 미만 복용 그룹의 골절 발생률은 5.1%였지만 6개월 이상 복용 그룹은 7.8%로 골절 위험이 45% 증가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들이 주로 약물의 종류와 개수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연구는 얼마나 오래 먹느냐가 골절 위험의 핵심적인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복용 기간과 항콜린성 부담을 함께 고려하면 위험은 더욱 커졌다. 항콜린성 부담이 낮은 상태(KABS 1~2점)라도 6개월 이상 복용하면 골절 위험이 55% 높아졌고 항콜린성 부담이 높은 상태(KABS 3점 이상)에서 6개월 이상 복용을 지속한 경우에는 최대 65%까지 상승했다.

특히 고령층에 치명적인 고관절 골절의 경우 약물 개수만으로는 고관절 골절 위험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약물을 6개월 이상 장기 복용한 경우에는 고관절 골절 위험이 4.25배까지 급증했다.

손기영 교수는 "의료진은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물의 개수를 줄이는 것과 함께 복용 기간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노인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BMC 노인의학(BMC Geriatrics, 피인용지수 3.8)'에 실렸다.

(왼쪽부터)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허연 교수.(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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