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환자, 베타차단제 평생 복용?…안정기라면 중단 가능
국내 2540명 무작위 임상…한주용 삼성서울병원 교수팀 연구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심근경색 후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줄 알았던 약 '베타차단제'를 중단해도 재발·사망 위험이 커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베타차단제는 심근경색 환자의 표준치료로 사용돼 왔다.
삼성서울병원은 한주용 순환기내과 교수팀이 심근경색 이후 안정 상태 환자에서 베타차단제 중단의 안전성을 평가한 'SMART-DECISION'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21년 4월~2023년 4월 국내 25개 의료기관에서 심근경색 후 최소 1년 이상 베타차단제를 복용하고, 심부전이 없으며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인 환자 25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상자는 중단군과 유지군 1대1 무작위 배정됐고 중앙 추적관찰 기간은 3.1년이다.
연구 결과, 추적관찰 기간 중 주요 평가지표인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심근경색 재발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이 복용 중단군인 1246명 중에서는 58명, 복용 유지군인 1294명 중에서는 74명 발생해 통계적으로 복용 중단군의 비열등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심장 기능이 유지된 안정기의 환자에게서는 베타차단제를 장기간 유지하지 않아도 임상적으로 안전할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라며 "다른 하위 지표들에서도 통계적으로 두 군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기홍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근경색 치료 환경이 크게 발전하면서 과거와 달리 심장 기능이 비교적 잘 보존된 환자가 많아졌다"며 "이번 연구는 이런 환자에서 베타차단제를 장기간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임상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연구 책임자인 한주용 교수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제한점이 있지만 심근경색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불필요한 약물의 장기 복용을 중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난 2021년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의 국가 지원 과제에 선정돼 5년간 심근경색 연구회와 협업해 수행된 연구자 주도 임상이다. 환자에 도움이 될 의료기술을 검증한다는 취지 아래에 환자가 직접 보고하는 삶의 질 지표도 활용됐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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