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제균치료 받으면 끝?…이 생활하면 위암 발생률↑

균 없애도 흡연·음주·복부비만 여부가 발생률 높여
"55세 이후 제균했다면 생활습관 관리 철저히 해야"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위암의 대표적인 발병 인자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제균하더라도 나쁜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위암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신철민 교수·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2010~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6일 밝혔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1980년대 국내 인구 약 70%가 감염된 것으로 밝혀지며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이던 한국인 위암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이후 국가암검진이 활성화하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 치료가 늘면서 국내 암 발병률 1위를 기록해왔던 위암은 최근 5위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여전히 신규 환자 수는 연 2만9000여 명(2023년 기준)으로 높고, 제균치료를 받은 후에도 위암이 발생한 환자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연구팀은 국가건강검진 수검자 중 제균치료 이력이 있는 128만여 명의 △흡연 여부 △복부비만도 △음주량 등 생활습관 지표와 위암 발병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를 받은 환자 중 중등도(10~20갑/년) 수준의 흡연자는 비흡연자 대비 위암의 상대적 위험도가 약 1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도(20갑 이상/년) 수준의 흡연자는 약 34% 높았다.

음주는 경도(알코올 30g 이하/일) 이하에서는 비음주자 대비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으나, 하루 30g 이상 섭취하는 고등도 그룹에서 위암 위험이 약 2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비만자의 상대 위험은 11% 높은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흡연·음주·비만은 서로 영향을 미치며 흡연·음주자가 비만일 확률이 높아 실제 위험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제균치료가 확실한 위암 예방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조기에 시행하고, 이후에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철민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는 위암 위험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지만 위암으로부터 안전해지는 것은 오해"라며 "특히 제균치료를 늦은 나이에 받은 경우 위내시경 검진도 주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암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신철민 교수, 숭실대학교 한경도 교수,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임주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