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증상 없어도 빨리 수술해야 오래 산다
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 연구 'NEJM' 게재
증상 없는 기간에도 판막 협착 악화…진단 시 조기 수술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고령의 대표적 심장질환인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증상이 없어도 조기에 수술하는 게 초창기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 국제 가이드라인을 바꿀 획기적인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아산병원은 강덕현 심장내과 교수팀이 무증상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서 조기 수술의 효과가 10년 이상 장기적으로도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 의사들의 임상 치료 교과서로 불리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지난 25일(미국 현지시간) 게재됐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심장의 대동맥판막이 노화에 의해 석회화되면서 판막이 제대로 열리지 못하는 질환으로, 고령 인구가 늘면서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주된 증상은 호흡곤란, 흉통, 실신이다.
하지만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3명 중 1명은 아무런 증상이 없어 심장초음파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없다가도 급사할 위험이 있어 진단이 꼭 필요하다.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의 표준 치료법은 손상된 판막을 기계 판막 혹은 조직 판막 등의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대동맥판막 치환술'이다.
이때 중증이지만 무증상 대동맥판막협착증의 경우, 최적의 수술 시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전 세계 심장학계에서 오랜 논쟁이 이어져 왔다.
대동맥 판막치환술의 합병증 위험을 우려해 주의 깊게 관찰만 하다가, 증상이 나타나면 수술을 시행하는 보존적인 진료 방침을 권고했었다.
그러나 2019년 강 교수가 발표한 '증상이 없어도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조기에 수술하는 것이 심혈관 사망률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공개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해외 연구진이 발표한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에서 조기 시술의 안정성과 효과가 확인됐다.
이에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에서 증상이 없어도 진단 후 2개월 이내에 조기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시행하는 게 전 세계 진료 지침에 포함됐다.
하지만 수술한 인공판막의 장기적인 내구성 한계 및 항응고제 장기 복용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으로 조기 수술의 사망 감소 효과가 10년 이상 장기간 지속될지는 불명확했다.
교수팀은 2010년 7월~2015년 4월 판막 입구가 0.75㎠ 이하로 좁아진 무증상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145명을 대상으로, 조기 수술 73명과 보존 치료 72명을 10년 이상 관찰했다.
조기 수술군 환자들은 진단 후 2개월 이내에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시행했으며, 보존 치료군 환자들은 관찰 기간 중 증상이 나타나면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시행했다.
평균 1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수술 사망 또는 심혈관 사망 발생률이 보존적 치료군에서 24%인데 반해 조기 수술군에서는 3%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모든 원인에 의한 전체 사망률도 보존적 치료군에서 32%, 조기 수술군에서 15% 발생해 절반가량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도 보존적 치료군에서 19% 발생한 것에 반해 조기 수술군에서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대동맥판막 치환술 재수술이 필요한 비율은 보존 치료군 6%, 조기 수술군 4%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시간 경과에 따른 사망 위험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10년 경과 시 수술 사망 또는 심혈관 사망 발생률이 보존적 치료군에서 19%인데 반해 조기 수술군에서는 1%로 월등하게 낮았다.
특히 보존 치료군 환자 중 5년 경과 시 74%, 10년 경과 시 97%가 증상이 나타나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받거나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중증 환자를 조기에 수술해도 인공판막 기능 부전 및 항응고제 사용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낮아 결과적으로 조기 수술의 사망 감소 효과가 10년 이상 지속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 교수는 "우수하고 열정적인 의료진의 지원에 힘입어 연구를 완성할 수 있었고, 최선의 치료법을 찾아내 환자들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10년 이상 연구를 수행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증 대동맥판막 환자들은 증상이 없는 기간에도 판막 협착이 악화하면서 심장이 손상돼 급사 위험이 증가한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또 "증상이 없어도 심장초음파 검사에서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진단받았다면 전문의의 권고대로 조기에 치료받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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