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데 또 부러진다"…골다공증 앓는 고령층 여성 '초비상'
대퇴골, 척추, 손목 치료비 年 1조500억…생명도 위협
의료진 "빠른 치료로 연쇄 골절 악순환 끊는 게 중요"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60대 여성 이 씨는 지하철 계단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 바닥에 손을 짚는 순간 통증이 느껴졌고, 병원에서 손목 골절을 진단받았다. 운이 나빴다고 여기며 "깁스 치료면 괜찮겠다"고 생각했지만, 검사 결과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의료진은 이번 골절이 척추나 고관절 등 더 심각한 골절로 이어질 수 있어 즉시 골다공증을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연령대별로 발생 부위가 다르다. 50~60대에는 주로 손목과 발목 골절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남녀 모두에서 척추와 대퇴골 골절 위험이 증가한다. 순발력과 균형감이 떨어지며 엉덩방아를 찧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손목 골절 후 척추 골절이나 대퇴골 골절이 발생할 위험은 2~4배가량 높다.
또 골다공증 골절을 한 번 경험하면 골밀도와 관계없이 척추, 고관절, 손목 등의 재골절 위험이 커지며 골절을 경험한 여성의 41%는 첫 골절 발생 후 2년 이내 재골절을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골다공증으로 인한 첫 골절은 연쇄적인 골절을 예고하는 경고신호로 재골절 예방에 힘써야 한다.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대퇴골 골절을 겪은 환자의 약 40~60%만 이전 수준의 이동 능력을 회복했으며 독립적 생활이 가능했던 환자의 약 20~60%는 골절 1~2년 후에도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했다. 대퇴골 골절 경험 환자 100명 중 약 17명은 1년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80세 이상 고령 환자의 경우 1년 내 사망률이 약 30%에 달했다.
골다공증 골절은 사회경제적 부담을 가중한다. 대퇴골, 척추, 손목 골절의 치료비를 합산하면 연간 1조 500억 원에 달한다. 지난 2024년 대퇴골 골절 환자는 10만 8504명으로 총 요양급여비는 약 6850억 원, 보험자부담금은 약 5177억 원에 달한다. 2024년 대퇴골 골절 환자의 약 71%는 여성이었으며 그중 약 94%는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나타났다.
김철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다공증이 동반된 골다공증성 골절의 경우 반복되는 골절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는 통증, 합병증, 신체장애, 우울증 외에도 수술비나 요양비 부담 증가로도 이어져 본인뿐 아니라 자녀와 가족이 함께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골다공증 골절을 경험했다면 빠른 치료를 통해 연쇄 골절의 악순환을 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골절을 경험했거나 골절에 취약한 환자를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초고위험군에는 △최근 1~2년 이내 골절을 경험한 환자 △골밀도 T-점수가 -3 미만인 환자 △이전 골다공증 골절 경험이 있으면서 T-점수가 -2.5 이하인 환자 △뼈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약제나 골다공증 약물 치료 중 골절이 발생한 환자 등이 포함된다.
이들에게는 우선 골절 위험을 떨어뜨리기 위해 뼈의 생성을 돕는 '골형성촉진제 투여'가 권고된다. 그중 로모소주맙은 뼈 생성 촉진과 뼈 파괴 억제를 동시에 기대할 최초이자 유일한 골형성촉진제다. 골다공증 여성 환자를 상대로 한 연구에서 로모소주맙을 12개월 투여했을 때 위약군 대비 새 척추 골절 위험은 73% 감소했다.
골다공증은 만성질환처럼 평생 관리로 골절 위험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골형성촉진제 치료를 끝낸 뒤에는 골흡수억제제로 전환해 골밀도를 유지하는 순차 치료를 이어가며 장기적인 골절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골절을 경험했다면 재골절 발생 위험성을 인지하고 적극 치료, 관리해야 한다.
김 교수는 "골절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건으로, 이로 인한 사망률과 의료비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치료 전략도 골절 위험에 따라 맞춤형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골절 발생 즉시 의료진과 상담해 재골절 위험을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골절 위험 감소 효과가 뛰어난 골형성촉진제를 먼저 사용하고, 이후에는 6개월 1회 투여하는 주사제 등 골흡수억제제로 전환해 증가한 골밀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재골절 예방과 장기적인 골밀도 관리를 지속해야 한다"며 "골다공증 골절은 단순히 사고나 노화의 결과가 아닌, 연쇄 골절을 예고하는 신호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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