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경' 부작용 피하려다…수막종 자라나 시력 잃고 생존율도 '뚝'
방사선 제한한 환자들, 10년 후부터 종양 진행 확률↑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시신경 손상이 우려돼 방사선을 적게 쏜 양성 수막종 환자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오히려 종양이 다시 자라나 시력을 떨어트리고 생존율도 크게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이은정 교수팀은 시신경 인접 양성 수막종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단일분획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시행하고 10년 이상(중앙값 152개월) 장기 추적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25일 밝혔다.
시신경 인접 양성 수막종은 시신경 2㎜ 이내로 바짝 붙어 발생하는 종양으로 주로 전상돌기, 안장결절, 시신경집, 해면정맥동 등에서 발생한다.
치료는 정위방사선수술이 효과적이지만 종양이 시신경과 맞닿아 있다 보니 방사선 탓에 시신경이 망가지는 부작용(방사선 유발 시신경병증) 위험이 잇따랐다.
이 때문에 의료진은 시력을 보호하기 위해 종양 일부에 방사선을 쏘지 않거나 선량을 줄이는 보수적인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제한적인 치료가 10년 뒤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는 부족했다.
연구 대상 환자들의 경우 평균 종양 크기는 4.8cm³로 종양에 조사된 평균 방사선량은 12.7Gy였다. 시신경 보호를 위해 종양의 일부를 의도적으로 방사선 치료 범위에서 제외하면서 종양 전체를 덮는 방사선 조사 범위(커버리지율)는 평균 76.7%에 그쳤다.
이에 연구팀은 환자들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수술 후 5년 무진행 생존율은 90%로 대부분의 환자에서 종양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10년 후에는 70%, 15년 후는 43%로, 장기적으로는 종양이 다시 자라나는 환자가 점차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수막종 특성상 성장 속도가 느려 재발까지의 기간이 평균 107개월(약 9년)에 걸쳤으며 이들 중 약 3분의 1은 수술 후 10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발생했다.
특히 연구팀은 종양이 다시 자라난 위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재발한 종양 대부분은 과거 수술 당시 시신경 보호를 위해 의도적으로 방사선을 덜 쏘았던 부위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려했던 방사선 부작용(시신경병증)으로 시력이 떨어진 환자는 장기 추적 기간 단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추적 중 시력이 저하된 환자 2명(9.1%)은 모두 부작용을 피하려고 남겨두었던 종양이 각각 103개월, 116개월 뒤에 다시 자라나 시신경을 압박했다. 부작용을 피하려고 방사선을 줄인 선택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종양 재발과 시력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셈이다.
백선하 교수는 "부작용을 우려해 방사선량을 줄이는 기존 접근법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종양 재발을 초래하고 시력 저하를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종양에 대한 적절한 커버리지와 충분한 선량을 확보하는 것이 종양 조절과 시신경 보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정 교수 "시신경과 맞닿은 대형 종양은 방사선을 여러 번 나누어 쏘는 다분획(저분할) 방사선수술을 통해 시력 보존과 종양 억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JKMS)' 최신호에 게재됐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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