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 꽃 건네던 66세 가장 뇌사…2명에 신장 주고 하늘로

이원희 씨 장기기증…생전 기증희망등록 신청하기도

업무 중 쓰러진 60대 가장이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장기기증으로 2명을 살린 뒤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기증자 이원희 씨.(66)(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업무 중 쓰러진 60대 가장이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장기기증으로 2명을 살린 뒤 세상을 떠났다.

2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7일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병원에서 이원희 씨(66)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2명을 살린 뒤 숨졌다.

이 씨 동료는 지난해 10월 20일 업무 중 쓰러진 이 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 씨는 가족 동의로 양측 신장을 기증해 2명의 생명을 살렸다.

이 씨가 생전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했고, 가족에게 삶의 마지막 순간 다른 생명을 살리는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는 뜻을 자주 전했다.

가족은 이 씨가 평소에도 남을 돕는 따뜻한 사람이었기에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충남 천안에서 3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난 이 씨는 늘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유쾌함을 가졌고, 정원에 꽃을 꺾어서 아내에게 전해 주는 자상한 남편이었다.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건축자재 관련 회사를 20년 넘게 운영한 이 씨는 매일 새벽기도를 나가는 독실한 교회 장로였으며, 드럼과 색소폰, 탁구 등 다양한 취미 활동을 즐겼다.

이 씨의 딸 이나은 씨는 "아빠, 우리에게 해준 모든 것들이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 자주 못한 것이 너무 미안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잘 지내고 있을 테니,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고. 우리 꼭 다시 만나자"라며 눈물을 흘렸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