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2~3년 의사 보릿고개…의대 증원, 10년 뒤 국민체감 높일 것"

[뉴스1 초대석] "증원은 숫자 아닌 구조 전환…필수의료 보상체계 손본다"
"국민연금 최우선 원칙은 수익률…환변동 고려해 비중 조정"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보건복지부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의정 갈등으로 인한 교육 및 수련 공백으로 향후 2~3년간은 신규 인력 배출이 막혀 예전보다 훨씬 심화된 인력공백, 이른바 보릿고개를 견뎌야 하는 위기 상황입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3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의대 정원을 2027학년도부터 5년간 3342명 증원하기로 했지만 단기 의료 인력 공백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의정 갈등에 따른 수련 공백의 여파로 당분간 인력 공급은 위축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인력 확충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기존 의대 증원분은 모두 지역의사제가 적용돼 지역·필수·공공의료에 복무하게 된다"며 "인력배출이 본격화되는 10년 뒤에는 국민 체감도가 확실히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원은 숫자 아닌 구조 전환…필수의료 보상체계 손본다"

정 장관은 이번 의대 증원의 의미에 대해 "단순히 의사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지역·필수·공공의료 분야에서 일할 의사 양성'이라는 명확한 증원 목적을 사회적으로 합의했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 합의 과정에 관해 "의료계 추천 인사 과반수로 구성된 수급추계위원회에서 12개의 수급추계 시나리오를 도출했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7차례의 깊이 있는 논의를 거쳐 증원 규모를 구체화했다"며 "논의의 투명성을 위해 속기록까지 전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단기 공백 대응책으로는 "시니어 의사 채용 예산을 70억 원으로 확대 편성하고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규모를 6개 시도 130명대로 확대하는 등 실무적 대안을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농어촌 지역에는 "보건소 중심의 순회진료, 비대면 진료 연계를 통해 1차의료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필수의료 보상체계 개편도 병행한다. 그는 "응급·분만 등 필수의료는 24시간 365일 대기해야 하지만 현행 행위별 수가제하에서는 환자가 없으면 기관 유지가 어렵다는 현장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며 "의료비용분석에 기반한 행위별 수가 상시 조정, 성과 기반 기관 단위 보상, 지역수가 도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필수의료 고액배상 보험료 지원 확대, 의료사고안전망 확충 등으로 필수의료 종사자의 법적 부담도 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부터 약 1조 1000억 원 규모의 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해 건강보험 수가 조정과 더불어 국가 재정을 필수의료에 직접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의정 갈등 이후 신뢰 회복 문제와 관련 "원칙을 지키고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하며 약속을 이행해 나간다면 신뢰도 조금씩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보건복지부 제공)
"국민연금 최우선 원칙은 수익률 극대화…환변동 고려해 비중 조정"

정 장관은 3월 27일부터 전국 시행되는 통합돌봄 사업에 대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장애인 등에게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불필요한 장기 입원이나 입소를 줄이고 당사자의 삶의 질을 높이며 가족의 돌봄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하겠다"고 밝혔다.

지자체 간 재정 격차 우려에는 "의료취약지역, 초고령지역, 노인인구수 요소를 고려해 차등 지원하고 현장 간담회와 방문을 통해 지역 애로사항을 지속해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을 상향하는 등 자산배분 조정과 관련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으로, 기금운용의 최우선 원칙이 수익률 극대화라는 점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금규모 확대에 따른 외환조달 부담과 환변동 리스크 등을 고려해 목표 비중을 조정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수익성·안정성 등 기금운용 원칙에 입각해 장기재정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고립·은둔 청년 문제에 대해서는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자살 시도 비율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어 선제적인 대응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다음 달 26일 법 시행에 맞춰 발굴과 정신건강 서비스 연계를 강화하고 2027년까지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조기 발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의정 갈등 이후 정부와 의료계 간 신뢰 회복 문제에 관해선 "의료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영역이기 때문에 정책의 내용만큼이나 '과정에 대한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일방적 추진이 아닌 충분한 소통과 참여를 제도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원칙을 지키고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하며 약속을 이행한다면 신뢰도 조금씩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 장관의 일문일답.

-2027학년도부터 5년간 3342명 증원안을 확정했다. 국민이 체감할 변화는 언제 나타나나.

▶ 이번 증원 결정에 따라 2033년에서 2037년까지 총 3542명(공공의대 포함)의 추가 의료인력이 배출될 예정이다. 다만 의정 갈등으로 인한 교육 및 수련 공백으로 향후 2~3년간은 신규 인력 배출이 막혀 예전보다 훨씬 심화된 인력공백, 이른바 보릿고개를 견뎌야 하는 위기 상황이다. 기존 의대 증원분은 모두 지역의사제가 적용돼 지역·필수·공공의료에 복무하게 되므로 인력 배출이 본격화되는 10년 뒤에는 국민 체감도가 확실히 높아질 것이다.

-이번 의대 증원의 의미는 무엇인가.

▶ 단순히 의사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지역·필수·공공의료 분야에서 일할 의사 양성'이라는 명확한 증원 목적을 사회적으로 합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의료계 추천 인사 과반수로 구성된 수급추계위원회에서 12개의 수급추계 시나리오를 도출했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7차례의 깊이 있는 논의를 거쳐 증원 규모를 구체화했다. 논의의 투명성을 위해 속기록까지 전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필수의료 기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응급·분만 등 필수의료는 24시간 365일 대기해야 하지만 현행 행위별 수가제 하에서는 환자가 없으면 기관 유지가 어렵다는 현장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의료비용분석에 기반한 행위별 수가 상시 조정, 성과 기반 기관 단위 보상, 지역수가 도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약 1조 1000억 원 규모의 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해 국가 재정을 필수의료에 직접 투자할 예정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제네릭 약가 구조 개편의 취지는 무엇인가.

▶ 우리나라의 제네릭 약가는 OECD 평균 및 미국 대비 약 2배 수준이다. 이번 약가 제도 개편은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이 아니라, 기업의 R&D 투자 노력에 비례하여 확실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보상 체계를 개편해 제약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복지부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지원, 안정적 의약품 수급 관리, 약가제도 합리화를 통한 건강보험 재정 안정이라는 세 가지 목표 간 균형점을 찾고 있다. 2012년 일괄 약가 인하 당시에도 우려가 있었으나 이후 국내 상장 제약기업 연구개발비는 7653억 원에서 3조2364억 원으로 확대됐다. 제약 업계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현장 의견을 수렴해 정교한 실행 방안을 마련 중이다.

-통합돌봄 사업의 방향은 무엇인가.

▶ 3월 27일부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장애인 등에게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장기 입원이나 입소를 줄이고 당사자의 삶의 질을 높이며 가족의 돌봄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할 것이다. 의료취약지역, 초고령지역, 노인인구수 등을 고려해 차등 지원하고 현장 소통을 강화하겠다.

-고립·은둔 청년 대책은.

▶ 고립·은둔 청년은 발굴이 매우 어렵고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자살 시도 비율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어 선제적인 대응이 시급하다. 3월 26일부터 법 시행에 맞춰 발굴과 정신건강 서비스 연계를 본격화하고 2027년까지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조기 발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설탕부담금 도입 논의에 대한 입장은.

▶ 새로운 부담금의 도입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국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다만 여러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비만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며 건강한 영양섭취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유관기관과 협업해 마련하겠다.

-의정 갈등 이후 신뢰 회복 방안은.

▶ 의료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영역이기 때문에 정책의 내용만큼이나 '과정에 대한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방적 추진이 아닌 충분한 소통과 참여를 제도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신뢰는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지만 원칙을 지키고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하며 약속을 이행한다면 조금씩 회복될 것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초대 질병관리청장으로서 'K-방역'을 이끈 상징적 인물이다. 그는 1965년 광주 출생으로 전남여고,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석사(보건학)·박사(예방의학) 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질병관리본부 전신인 국립보건연구원 특채로 공직에 입문,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질병정책과장,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과장·질병예방센터장·긴급상황센터장 등을 지냈다. 2017년 질병관리본부장에 임명된 뒤 2020년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처음 발생하자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맡았다. 2025년 7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돼 보건의료 정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1965년 광주 출생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서울대 보건학 석사 △서울대 예방의학 박사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장 △질병관리본부장 △초대 질병관리청장 △보건복지부 장관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