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행동 대신 재논의 촉구하는 의료계…긴장감 속 '의료혁신' 속도
대화 테이블 또는 합동실사단 구성 촉구…강경 행동엔 신중
정부 "추후 지역 필수 공공의료 강화 대책 종합 발표 예정"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5년간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연평균 668명 늘리기로 확정한 뒤 의료계는 "숫자에만 매몰된 결정"이라고 반발하면서 강경한 집단행동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전공의와 의대생도 이전 '2000명 증원'에 사직과 휴학을 벌인 데에 비해 정부와의 대화를 우선 촉구하고 있다.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의료계가 대규모 집단행동에 신중한 이유 중 하나는 이번 증원 규모가 현실화했다는 점이다. 내년 490명을 필두로 점진적으로 증원하는 방식은 5년간 2000명 증원 '3분의 1' 수준인 데다 교육 현장 과부하 우려를 상대적으로 희석됐다는 평가다.
각계 추천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논의를 기반으로 여러 번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 끝에 증원 규모를 결정했다는 점도 의료계가 "정부의 독단만으로 결정됐다"고 비판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증원분을 일반 의대 정원에 포함하지 않고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하는 전원 '지역의사제'로 선발하는 점 역시 증원된 의사들이 무작정 서울로 쏠릴 수 있다는 비판을 줄이게 됐다. 이밖에 전공의와 의대생이 1년 6개월여 겪은 과정도 영향을 미쳤다. 투쟁 동력 자체가 소진된 셈이다.
다만 전공의 단체는 이번 증원 역시 "졸속으로 결정됐다"고 주장하며 재논의 테이블을 꾸리거나, 교육 현장을 당사자가 직접 점검하는 '합동 실사단'을 구성하자고 각각 촉구했다. 연평균 668명 정원을 증원하되, 실제 모집인원은 현장을 본 뒤 줄여가자는 제안이기도 하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은 지난 13일 "졸속 의대 증원에 분명히 반대한다. 의대 증원 재논의를 위한 테이블을 구성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무책임한 정책에 침묵할 수 없다. 노조는 조합원 총의를 바탕으로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집단행동의 가능성 또한 열어뒀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4일 오후 1시간가량 온라인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연 뒤 의대증원을 포함해 의료 현안과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전국 전공의들의 의견을 모아 "정부가 젊은 의사들의 마지막 희망마저 짓밟아버린 데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문을 배포했다.
대전협은 또 "정부는 탁상공론식 보고서 뒤에 숨지 말고 교수, 전공의와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합동 실사단'을 구성해 현장의 처참한 실태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라"고 말했다. 다만 집단행동에 관련된 언급을 내놓지는 않았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교육 현장 복구를 위한 '의학교육 협의체'와 의료 문제의 실질적 해결을 위한 '의정협의체' 출범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지역 의료 인프라 붕괴의 원인은 의사 수 부족이 아니라 저수가 체계와 과도한 사법 리스크에 있다"면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역설했다.
이런 반발에 대해 정부는 의료계와의 소통을 강조하는 한편,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의사인력 양성과 관련 대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보건복지부는 추후 '지역 필수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대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난 10일 발표 직후 "이번 결정은 우리 보건의료가 피할 수 없는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는 공통된 인식하에 협의와 소통으로 이뤄낸 결과물"이라며 "개혁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도 12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독단과 폭력적 방식의 정책 추진으로 겪어야 했던 사회적 혼란과 의료 대란을 민주적 방식으로 극복했다. 최종적인 사회적 합의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따라서 국무총리 직속 자문 기구인 의료혁신위원회는 지난달 제2차 회의를 거쳐 혁신위가 논해야 할 의제를 총 3개 분야 10개로 압축했으며 이달 말 제3차 회의를 통해 공론화할 의제를 확정할 계획이다. 연내 국민과 의료계 모두 공감할 의료혁신 로드맵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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