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생물보안법, 한국 바이오에 기회?…관건은 보안·데이터 역량

美 규정한 '우려되는 바이오 기업' 점진적 차단 및 퇴출
"보안 관리 역량 강화와 행정비용 부담에 대비해야"

30일 부산 김해공항 나래마루에서 약 1시간 40분 동안 회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장을 떠나기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5.10.3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미국의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하원과 상원을 통과하고 행정부가 법제화하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생산설비 경쟁만으로는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보안·데이터 관리 역량이 새로운 수출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생물보안법은 미국 정부가 안보와 관련해 우려되는 생명공학 기업과 계약하거나 보조금 등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이 법안은 미중 바이오 패권 경쟁과 연관돼 있다.

중국 기업이 타깃인 이유는 중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데이터 수집 요구와 중국인민군과 중국 기업 간 협업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행위를 '간첩행위(espionage)'로 간주하고 있다.

대상에는 중국 임상시험위탁기관(CRO),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 유전체 기업 등이 대거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CDMO 기업인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 유전체 기업인 BGI지노믹스, BGI에서 분사한 MGI 테크 등이 해당한다.

이 법안은 단독법이 아닌 국방수권법 조항으로 편입되면서 집행력과 법적 구속력이 강화됐다. 미 행정부가 지정한 우려 바이오 기업(BCC)과 계약·조달을 제한하고, 해당 기업의 장비·서비스를 사용하는 제3자와의 계약까지 문제 삼는 구조다.

미국 내에서 BCC의 입지가 축소되면 자연스레 우시바이오로직스와 경쟁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에스티팜(237690), 셀트리온(068270) 등이 직간접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강력하게 추진하는 의약품 관세 부과, 약가 인하 정책에 더해 생물보안법이 통과됨에 따라 올해는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기업 간 시장 경쟁 구도에 큰 파장을 미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위탁생산(CDO)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셀트리온 전경. (셀트리온 제공)
"제품·시스템 신뢰성과 실적 입증할 데이터 확보 필수"

산업연구원이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법 시행의 파급은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실사 강화'로 요약된다.

연구 및 전임상(R&D) 단계에선 실험용 분석 장비 제조사 및 위탁연구(CRO) 파트너사의 신뢰성, 데이터 유출 위험 관리가 중요해지고, 임상 단계에선 임상데이터 관리시스템(CDMS)과 유전체 데이터의 보안 체계가 핵심 심사 항목이 된다.

제조(CMO·CDMO) 단계에선 세포배양기·정제 장비 등 기계·장비 제조사 확인 및 원료의약품 공급망 추적 관리가 필수화된다.

데이터 및 IT 관리 단계는 향후 바이오 데이터 처리 플랫폼과 AI 기반 신약 설계 프로그램 안보 환경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 비춰볼 때 향후 미국 진출을 계획하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보안 관리 역량을 강화해 신뢰성을 입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산업연구원 보고서는 "생물보안법 발효의 파급효과는 미 연방정부 예산이 투입되거나 공공조달 공급망에 편입된 BCC의 역내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이 같은 다중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한국 바이오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차원에서 제한·관리하는 기업 목록을 상시 모니터링해 현재 공급망 내 잠재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어 "현지 진출 기업은 자사 제품·시스템의 신뢰성과 실적을 입증할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며, 국제표준인증 확보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보안 사고 대응력 제고를 위해 현지 규정에 능통한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 임명 및 전문 컨설팅사 활용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