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명절 술자리'보다 위험한 간암 원인 '이것'…예방으로 퇴치
원인 60% 이상 B형, C형 등 '바이러스성 간염'…위험성 낯설어
C형, 예방백신 없어 치료제 복용 중요…국회 감염 관리법 발의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간암의 주범을 술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간암 환자 10명 중 6명은 B형·C형 간염 같은 '바이러스 간염'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간암은 간세포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여러 개가 동시에 생기거나 쉽게 전이될 수 있다. 지난 2024년 중앙암등록본부 발표를 보면 간암은 전체 암 발생 7위였으며 남성 발병률이 여성보다 높았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간염'은 간 조직이나 세포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간염으로 분류한다. 간염 바이러스 중 B형과 C형 간염이 주로 만성 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약 60%는 B형 간염 바이러스, 약 10%는 C형 간염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다.
정숙향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국내에서 간암은 연간 1만 6000명 발생하는데 5년 생존율은 불과 38%로 사망률이 높은 암"이라며 "간염 바이러스가 간암의 주된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 위험성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 특히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암을 유발하는 능력이 강하다. 간경변으로 진행하지 않아도 간암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 말대로 B형 간염은 국내에서 가장 흔한 간염이다. 혈액, 체액, 성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된다. 지난 1995년부터 국가예방접종사업이 시행돼 B형 간염 유병률이 많이 감소했지만 약 130만 명이 만성 B형 간염에 이미 걸려 있기 때문에 관심과 관리가 요구된다. 소아청소년기에는 접종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이어 "종종 간염 보균자라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보균 역시 만성 간염과 동일하게 봐야 한다"면서 "정기 검사를 통해 적기에 항바이러스 약제로 치료하면 간염에서 간경화로 진행을 막을 수 있고, 간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 B형 간염 치료 약은 대부분 평생 복용해야 하고 중단하면 재발할 수 있다. 성실한 복용이 간암 발생 위험을 줄인다"고 당부했다.
매년 6000~8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C형 간염은 혈액으로 전파되며, 오염된 주사기나 비위생적인 시술 등이 주요 감염 경로다. 음식이나 수유 등 일상적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백신은 없지만, 완치율 95% 이상의 항바이러스 약제가 있다. 간경화가 되기 전 C형 간염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간경화 상태에서 치료 후 지속적인 검진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해부터 만 56세 인구에 대한 C형 간염 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했다. 여기서 양성 판정을 받으면 현재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확진 검사(RNA 검사)가 필요하다. 이를 두고 대한간학회는 "C형 간염 퇴치를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환영하면서 진단과 치료를 연계하는 실질적인 인식 개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만성 간염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어 환자 스스로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피로감이나 식욕 저하, 전신 권태감과 같은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이를 단순한 피로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이런 상태가 적절한 진단과 치료 없이 지속되면 간에 만성 염증과 섬유화가 진행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커진다.
김성은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염으로 인한 염증이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지속되면 간세포 손상이 누적되고 간 조직이 딱딱해지는 섬유화가 진행될 수 있다"며 "이런 변화가 진행되면 간경변으로 이어지거나 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기 검진을 통해 간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치료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무면허 또는 비위생적인 의료 및 미용 시술은 간염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있어 반드시 피해야 하며, 칫솔이나 손톱깎이와 같은 개인 위생용품을 타인과 공유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바이러스 보유자와 간경변증 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에서는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B형과 C형 바이러스 간염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이 담긴 '감염성간염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가 5년마다 감염성간염 관리 기본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이를 심의하기 위한 관리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기본계획에 따라 연도별 시행계획을 마련하고 추진 실적을 평가받게 된다. 감염성간염 연구, 예방, 조사 통계사업의 법적 근거를 명시하며 환자의 예방-진단-치료에 드는 비용을 예산이나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과 의료기기 생산에 대한 행정적 지원 조항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대한간학회는 지지 의사를 표명하며 "이 법안이 바이러스 간염 퇴치를 위한 국가적 대응 역량을 강화할 중대한 정책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학회는 B형·C형 간염은 국가 관리 역량에 따라 완전 통제와 퇴치가 가능하다며 전문가 단체로서 책임 있는 역할에 나서겠다고 첨언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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