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3년 '지역의사' 만난다…日 의사 95.3%처럼 현지정착 될까
5년간 668명씩 단계적 증원…10년 지역 '의무 복무'
큰 병에 서울 가던 일 바뀔까…여러 지원 보완 필요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역 간 의료 격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초고령화에 의료 수요는 커지는 반면, 의사와 환자 모두 수도권으로 쏠리고 있다. 지역 환자는 가까운 데서 제때 진료받을 권리는 물론, 양질의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내년부터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과대학 신입생을 5년 연평균 668명 더 뽑아 이들을 지역의사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학비를 지원하는 대신, 10년간 의무복무해야 하는 '지역의사'로 양성할 방침인데 해외 성공 사례처럼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10일 정부는 2027~2031년 5년간 비서울 지역 32개 의대 정원을 연평균 668명 늘리기로 했다. 2027년 490명, 2028~2029년 각각 613명, 2030~2031년 각각 813명 등을 증원하며 이들의 학비를 지원하되, 10년간 지역에 의무복무해야 하는 지역의사제로 뽑는다.
2027학년도 입시부터 '지역의사선발전형'이 도입된다. 기존 입시 전형과 달리 서울을 제외한 대전·충남, 충북, 광주, 전북,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강원, 제주, 경기·인천의 9개 권역의 의과대학 소재지에 적용되며, 신입생은 중진료권(44개)과 광역(6개) 모집으로 구분해 선발한다.
의대를 졸업한 후에는 대학 소재지별로 선발 당시 고등학교 소재지를 기준으로 10년간 복무 의무가 부과된다. 그 대신 해당 전형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학비 등의 부담 없이 공부한 뒤 졸업 후 지역의사로 복무한다.
지역의사가 되기 위한 학생 선발과 교육을 포함해, 안정적으로 지역에 정착하기까지 지역의사지원센터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지역의사전형 입학생에게는 등록금, 교재비, 실습비, 기숙사비 또는 이에 준하는 생활비를 지원하고 지역의사로서의 진로상담과 교육을 제공한다.
지역의사로 의무 근무하는 기간에는 주거지원과 경력개발, 직무교육, 해외연수 등 안정적으로 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번 증원의 의의 역시 "(지역 필수의료에 일할 수 있게 지역의사를 양성한다는) 목적이 명확하다.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지역 의사 부족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농어촌 지역의 만성적 의사 부족에 대응해 지역의사제를 운영하고 있다. 모두 공통으로 '지역인재의 선발, 양성과 지역사회 정착 지원'을 병행해 왔다.
일본(지역의사제·지역쿼터제), 독일(란트아르츠쿼터·지역의사 의무복무제), 호주(본디드 메디컬 프로그램·농촌의사 장학제도), 미국(국가보건서비스단·NHSC), 캐나다(리턴오브서비스 프로그램·복무형 장학제) 등 각국이 다양하게 가동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2023년 기준 현지 80개 의대 중 71개에서 시행 중이며 이를 통해 선발된 의대생은 전체 정원의 19.1%에 이르는 1770명에 달한다. 일본은 이를 통해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안정적으로 해소한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현지의 2021년 기준 통계를 보면 지역의사제로 졸업한 1609명 중 1534명(95.3%)이 같은 지역에서 취업했다. 일반입시 졸업자(38.4%)보다도 높은 지역 정착률이다. 일본은 졸업 후 9년간 지역복무를 규정하고 있다.
실제 시행 과정에서는 여러 쟁점이 남아있다. 우선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뽑힌 학생들이 휴학 또는 자퇴, 수련 기간 중도 포기 등 단계별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신입생을 선발해 전문의가 되기까지 약 10년이 걸리는데, 당장 환자의 불편을 해소하긴 힘들다는 점 역시 고민거리다.
소재지·인접지 중에서도 '군' 지역보다 생활 조건이 좋은 '시' 지역으로 지역의사가 쏠릴 수 있을뿐더러 10년만 채우고 서울과 수도권으로 옮기지 않게, 각 지역의 생활 여건 등을 개선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할 필요도 있다.
이번 증원으로 향후 입시 판도도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의대 진학을 위한 지방 이주가 현 수도권 중·고교생들의 새 선택지가 될 수 있다. 10년 의무복무를 감수하더라도 '의대'에 가야 한다는 선호 현상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여러 보건정책 전문가는 지역의사에게 충분한 수입과 함께 근무환경 개선, 정주여건 제공, 대체인력 지원 등 복합적인 인센티브가 설계·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의료취약지를 세밀한 기준에 따라 재정의해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의료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은경 장관은 지난 10일 "정부는 지역의사제 시행, 의대 교육 지원, 전공의 수련 과정 개편 등을 포괄적으로 진행하며 지역 필수 공공의료의 개혁을 함께 추진하겠다. 조만간 별도로 종합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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