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만 했던 688g 초미숙아…설 연휴 앞두고 3.5㎏ 퇴원

위급상황서 대구서 응급이송…임신 6개월만 응급제왕절개로 출산
자발 호흡 불가능했던 아기…다학제 협진으로 건강 찾아

서울성모병원에서 임신 6개월에 조기 분만으로 태어나 출생체중 688g에 불과했던 초극소 미숙아 스텟슨(Stetson) 가족이 퇴원을 기념하며 의료진과 사진을 촬영했다. 김병수 산부인과 교수(뒷줄 왼쪽부터), 주치의 김세연 소아청소년과 교수, 스텟슨 가족, 국제진료센터장 이지연 교수(가장 뒷줄 오른쪽).(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임신 6개월에 조기 분만으로 태어나 출생체중 688g에 불과했던 초극소 미숙아가 설 연휴를 앞두고 3㎏을 넘기며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초극소 미숙아 스텟슨(Stetson)이 의료진의 집중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하고 최근 퇴원했다고 10일 밝혔다.

미군 가족인 산모는 임신 중 혈압 조절이 되지 않으며 자간전증으로 진행해 고위험 신생아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구에서 서울성모병원으로 응급 이송됐다. 환아는 재태연령 24주 6일, 출생체중 688g의 초미숙아로 응급 제왕절개술을 통해 태어났다.

분만을 집도한 강병수 산부인과 교수는 "산모는 단순한 임신성 고혈압이나 경증 자간전증을 넘어 경련이 발생하고 약물로도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상태였다"며 "뇌출혈이나 심부전, 호흡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출생 직후 환아는 자발 호흡이 불가능하고 전신 상태가 매우 불안정해 집중 치료가 필요했다. 이후 단계적인 치료를 통해 호흡 상태가 안정됐고 수유도 원활히 이뤄지면서 체중은 3.476㎏까지 증가했다.

최근 고령 임신 증가와 산전 진단 기술 발달로 미숙아 출생이 늘고 있다. 정상 임신 기간은 약 40주로, 임신 주수가 짧을수록 생존율은 급격히 낮아진다. 특히 24주 미만에 출생한 아이의 경우 생존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예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소생술을 시행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면 우리나라는 신생아학의 발전과 함께 적극적인 소생술을 시행하며 재태연령 22주 미숙아의 생존 사례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이 같은 치료 성과의 배경에는 다학제 협진 체계가 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초미숙아 치료는 신생아 의료진뿐 아니라 소아심장분과, 소아외과, 소아영상의학과, 소아안과, 소아신경외과 등 여러 전문과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이다.

이번 사례에서도 환아는 출생 직후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 폐동맥 고혈압, 뇌출혈, 미숙아 망막증 등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으나 다학제 협진과 지속적인 집중 치료를 통해 이를 극복했다.

주치의인 김세연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서울성모병원 신생아팀과 간호부, 관련 진료과 의료진의 적극적인 협조와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아이를 돌본 부모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국제진료센터장 이지연 교수는 "서울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는 미군병원과의 긴밀한 협력을 위한 환자 전원 핫라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고위험 미군 산모를 신속히 전원 받아 초극소 미숙아 치료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보건복지부 '권역 모자의료센터'로 선정돼 고위험 산모와 초극소 미숙아를 포함한 중증 신생아 치료를 전 주기에 걸쳐 책임지는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4시간 다학제 협진 체계를 바탕으로 고위험 모자 의료의 선진 모델을 제시하고 필수의료 체계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