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따뜻하다가 밖 나오면 위험…심혈관 환자 '아침 외출' 조심

심장약 먹는 사람, 겨울에는 혈압 측정 주기 늘려야

ⓒ News1 DB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겨울철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찬 바깥 공기로 갑자기 나가면, 말초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며 혈압이 오르고 심장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의료계는 "겨울철 심근경색·뇌졸중 환자가 늘어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고령자·심혈관 질환자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10일 정소담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겨울철에는 심장혈관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져 심근경색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가슴 통증과 숨찬 증상이 20~30분 이상 지속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119를 통해 즉시 응급실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실내외 기온 차가 큰 한파 시기에는 실외 노출 직후 혈관 반응이 급격하게 일어나며 특히 고혈압·심부전·부정맥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혈압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다. 말초혈관이 급속도로 좁아지면서 혈압이 상승하고, 심박수 증가 및 혈전 생성 위험도 동반된다.

이는 '급성 자율신경계 교란 반응'인데, 갑작스러운 추위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이 항진돼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며, 이로 인해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일시적 현상으로 지나갈 수 있지만,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 이력이 있는 경우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초기 반응으로는 가슴 두근거림, 얼굴 창백, 손발 떨림, 어지럼증, 목이 조이는 느낌 등이 나타난다. 이 같은 증상은 몇 분 이내에 회복될 수 있으나, 증상이 10분 이상 지속되거나 흉통·시야 흐림·편측 마비 등이 동반되면 즉시 119를 통해 병원 이송이 필요하다.

특히 아침 출근이나 외출 시 온도차로 인한 급성 스트레스 반응이 잦은 시간대로,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기상 후 최소 30분 이상 체온을 회복한 뒤 외출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출 전에는 실내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혈류를 활성화하고, 모자·목도리·장갑 등으로 보온 부위를 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날씨가 추운 날에는 목욕이나 운동 전후의 체온 변화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목욕 후 바로 환기가 잘되지 않는 실외로 나가면, 모세혈관 확장 상태에서 급격히 수축하며 혈압이 급상승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격렬한 운동 후 식은땀이 나는 상태에서 찬바람에 노출될 경우, 부정맥이나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전문의들은 겨울철에는 '혈압 유지'보다 '혈압의 급격한 변화 방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심혈관계 질환자의 경우 겨울철 복약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혈압 측정 주기를 늘리고 식사·수분 섭취·운동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예방의 핵심이다.

정 교수는 "1~2월은 1년 중 심혈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시기로, 평소 건강하던 사람도 갑작스러운 추위가 트리거가 되어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새벽 운동·공복 외출·흡연 직후 외출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