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다중질환·정신질환·알코올 질환, 고독사 위험 높인다

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경찰청 데이터 등 연구
고독사 사례 30.8% 의료급여 수급자, 54.5% 최저소득

저소득층과 다중질환 및 정신질환, 알코올 관련 질환 등을 가진 사람이 고독사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고독사 사각지대에 노출된 이들을 추가로 식별하는 노력이 요구된다는 진단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저소득층과 다중질환 및 정신질환, 알코올 관련 질환 등을 가진 사람이 고독사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고독사 사각지대에 노출된 이들을 추가로 식별하는 노력이 요구된다는 진단이다.

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내 경찰청 과학수사센터(KCSI) 자료를 활용해 선별한 2021년 국내 고독사 전수 사례 3122명을 동일 성별 및 연령대의 일반인 대조군(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 9493명과 이같이 비교 분석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고독사 집단에서 의료급여 대상자의 비율은 30.8%로 대조군(4.0%)을 크게 상회했으며, 절반 이상(54.5%)이 최저 소득분위 층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요인에 앞서 경제적 취약성이 고독사와 깊은 연관이 있음이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건강 상태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독사 환자의 14.5%는 다중질환(찰슨 동반질환지수 3 이상)을 겪고 있었으며, 조현병·우울증 등 정신질환과 알코올 연관 질환(알코올 사용 관련 정신질환 및 알코올성 간질환 등)도 고독사 집단에서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관찰됐다.

이외에도 사망 전 의료기관(외래·입원·응급실 등) 이용 빈도 역시 고독사 집단이 높게 나타나는 등 의료 이용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다.

'낮은 소득 수준'은 고독사의 상대적 위험비(aOR)가 높은 소득 수준 집단 대비 14.2배에 달해 가장 깊이 연관된 요인으로 밝혀졌다. △다중질환(1.7배) △당뇨(1.4배) △심부전(2.0배) △조현병(2.4배) △양극성 장애(2.1배) △알코올 사용 관련 정신·행동 질환(5.5배) 등도 관련성이 높았다.

최근 국내 고독사 증가율이 연간 남성 10%, 여성 6%(5년 평균)에 이르며 사회 대응책이 요구되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단순 고독사 통계를 넘어 일반인 대조군과의 비교를 통해 고독사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특성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국가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연구에 참여한 이진용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경제적·사회적·신체적 취약성이 고독사와 연관이 깊다는 점을 국가 차원의 전수 자료를 통해 요인별로 구체적으로 밝혀낸 결과"라며 "향후 정책적 대응과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에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 교수는 "지금까지 잘 알려진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게 고독사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기저질환, 의료 이용 등의 특성을 반영해 고독사 사각지대에 노출된 인구들을 추가로 식별하는 의료계-지자체 협력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