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섬유종 1형에 약물 아탈루렌 치료 가능성 확인"

난센스 돌연변이 가진 신경섬유종 1형서 종양 발생 억제 관찰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환자 맞춤 치료전략 개발에 중요 근거"

이범희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과 교수(왼쪽)와 김소영 연구원.(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일부 신경섬유종 1형(NF1) 환자에서 약물 아탈루렌(Ataluren)의 치료 가능성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범희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과 교수·김소영 연구원 연구팀은 난센스 돌연변이를 가진 신경섬유종 1형 환자의 피부 세포에 아탈루렌을 처리한 결과, 종양 억제 단백질인 뉴로파이브로민의 기능이 일부 회복되면서 종양 발생을 유도하는 RAS-MEK-ERK 신호 경로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신경섬유종 1형 환자의 약 30%는 단백질 합성이 조기에 중단되는 난센스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뉴로파이브로민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아 종양 발생 위험이 커진다. 아탈루렌은 난센스 돌연변이 질환에서 단백질 합성을 회복시키는 약물로 알려져 있으나, 신경섬유종 1형에서의 효과는 그간 직접 입증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한국인 신경섬유종 1형 환자 22명으로부터 확보한 섬유아세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으며, 전체 세포 중 약 24%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신호가 감소하는 반응을 관찰했다.

또 전사체 분석을 통해 AMPD3와 TGFBR3 단백질이 아탈루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후보임을 확인했다. 특히 AMPD3를 억제했을 때 종양 세포 증식이 감소하고 세포 사멸이 증가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일부 신경섬유종 1형 환자에서 아탈루렌의 치료 가능성을 처음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 연구 결과가 앞으로 난센스 돌연변이를 가진 신경섬유종 1형 환자에게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휴먼스케이프로부터 희귀질환 플랫폼 '레어노트’의 데이터와 분석 인프라,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의료 커뮤니케이션(MedComm, 피인용지수 10.7)' 최신호에 게재됐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