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K-바이오 '초 혁신 드라이브'…업계 "방향성 환영·실행력 주시"
한국형 'AI 바이오 전략'에 신약개발 혁명 기대
제약사 AI 활용 전략 보유…불투명하단 의견도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챗GPT(ChatGPT) 이용자 폭증에서 보듯 대부분의 일상에서 인공지능(AI) 활용도가 높다. 산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제약·바이오의 신약 개발 분야에도 AI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동물실험 의무를 폐지하면서,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정부도 이런 흐름에 맞춘 정책을 준비한다. 신약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AI 바이오 국가전략'을 본격 추진해 바이오 연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국내 제약사들도 AI 활용을 늘리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2차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AI 바이오 국가전략'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전략은 AI 모델, 데이터, 인프라를 결합해 바이오 분야의 낮은 성공률과 고비용 문제를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가 AI 바이오 연구소'를 중심으로 멀티모달·멀티스케일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신약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과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에이전틱 AI 프레임워크를 개발한다.
특히 AI 바이오 연구의 거점이 될 '국가 AI 바이오 연구소'를 설립하고 산·학·연·병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2026년 합성신약 시범 거점을 시작으로 2027년부터는 분야를 본격 확대할 예정이다.
신약 연구에 있어서 AI 적용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운영하는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연구자가 의약품을 개발하는 경우 후보물질 선정에만 5년이 걸리는데, AI가 활용되면 이 기간을 절반 이상 단축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좋은 후보물질을 찾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 상당한데 AI를 활용하면 적당한 연구 결과를 큰 힘 들이지 않고 찾을 수 있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보물질을 찾을 때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에 국내 제약사들도 AI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대웅제약은 2021년 자체적으로 AI 신약 팀을 구성했고, 자체 툴을 개발해 후보물질 R&D에 투입되는 시간을 줄였다. JW중외제약은 2010년 AI 기반 자체 데이터 플랫폼 '주얼리'와 '클로버'를 구축했는데 최근에는 두 개를 통합한 플랫폼 '제이웨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부가 'AI 바이오 국가전략'을 공식화한 것에 환영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정부, 민간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데이터, 인프라, 규제 개선을 포함한 실행 로드맵을 단계별로 구체화한다면 현장 적용 속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전 세계가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시점에서 AI 신약 개발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면서 "훌륭한 기술력에 든든한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우리는 새로운 의료복지 패러다임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다수 업체가 AI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지만, 당장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약 개발 과정이 복잡하고, 소요 기간도 길어 긴 호흡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별 AI 활용 전략은 모두 있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불투명하다. 당장 뚜렷한 결과물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그래도 신기술 도입에 속도가 붙는 상황인 만큼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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