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28% '디지털 건강 문해력' 부족"…노년층에서 두드러져
삼성서울병원 성인 1051명 조사…맞춤형 역량 강화 교육 필요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디지털 헬스 애플리케이션(앱)이 쏟아지지만 정작 건강 관리가 필요한 고령층 등 사람들에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령 등 계층별 맞춤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뒤따른다.
조주희 삼성서울병원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와 윤정희 암환자 삶의 질 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만 19세 이상 성인 1041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Digital Health Literacy·디지털 건강 문해력) 역량을 평가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조사는 연구팀이 직접 개발한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평가도구(DHTL-AQ)'로 이뤄졌다. 34개 문항을 통해 실제 모바일 앱 활용, 건강정보 검색, 정보의 신뢰성 평가, 비판적 선택 능력 등을 실제 과제 기반으로 점수화한 게 특징으로, 역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연구 결과 전체 참여자의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73.8점이었다. 전체의 27.8%(289명)는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역량이 '낮음'으로 분류됐고, 평균 점수 역시 31.5점에 그쳤다.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역량이 '높음'으로 평가된 사람(72.2%, 752명)의 평균 점수는 90.3점으로 차이가 매우 컸다. 특히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역량이 낮은 그룹에는 60세 이상 고령층이거나 월 소득 200만 원 이하 저소득층, 무직자 등이 많았다.
60대 이상의 경우 역량이 낮음으로 평가된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60대 이상(250명)에서 디지털 건강 문해력이 높았던 사람은 55명으로 22%에 불과했다. 20~30대, 40~50대와 같이 다른 연령대는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역량이 높은 사람이 주류인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조 교수는 "건강정보를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역량 자체에서 격차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고령층과 취약계층에 맞춘 맞춤형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직관적이고 단순화된 앱 설계, 검증된 건강정보 제공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교육 프로그램, 공공 차원의 디지털 접근성 지원, 그리고 의료 현장에서의 맞춤 안내 서비스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디지털 시대, 기술을 쓰는 능력이 곧 건강을 지키는 능력"이라며 "앞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적 지원 논의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국민 건강정보이해능력(Health Literacy) 조사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디지털 헬스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컬 인터넷 리서치(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됐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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