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의혹…"젊은 몸도 장시간 노동은 위험"

"과로→동맥경화→심근경색…젊더라도 뇌졸중 사망 위험"
"고혈압·당뇨 등 잠재 질환 급격히 발현시켜 돌연사 가능성"

28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 모습.2025.10.28/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주 80시간에 가까운 근무 끝에 숨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고용노동부가 기획감독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장시간 노동이 혈압과 심박수를 높이고, 젊은 층 중에서도 심혈관 질환이나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뇌심혈관계 질환 산재사망은 1059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주 80시간 이상 근무한 노동자도 포함됐다. 지난해 숨진 A 씨는 발병 직전 한 주 동안 85.2시간을, B 씨는 80.8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학계에 따르면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해 혈압을 상승시키고 혈관에 손상을 준다. 손상된 혈관은 점차 딱딱해지는 동맥경화로 이어지며 심근경색·뇌출혈·뇌경색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나이가 젊더라도 이런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면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사망할 수 있다.

신현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젊은층이 신체 회복력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장시간 노동과 불규칙한 생활,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신체적·정신적 피로가 누적돼 면역력이 떨어지고 질병에 취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장시간 노동은 수면·호르몬 주기를 깨뜨려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만성 염증 반응과 혈관 손상을 일으킨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잦은 감기, 위염, 두통 등 일상적 증상이 반복되며 정신적으로는 집중력 저하와 불안, 무기력감이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피로감·두통·가슴 두근거림·식욕 저하 등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단순 피로가 아닌 신체 경고 신호로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1~2시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 △하루 7시간 이상 숙면 △규칙적인 식사와 수분 섭취 △퇴근 후 전자기기 사용 최소화가 도움이 된다.

신 교수는 "젊은 나이에도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잠재 질환이 있을 수 있고, 과로는 이런 질병을 빠르게 악화시키거나 숨어 있던 질환을 급격히 발현시켜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충분한 휴식과 진료를 통해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