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후 재건 성형, 자가조직 이용 때 정신질환 위험"
삼성서울병원 "기대와 달리 비용 높고 통증 커 만족도 낮아"
보형물보다 정신질환 발병 위험 13%↑…"의료진 상의후 결정"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유방암 수술 후 유방을 재건할 때 일반적으로 자가조직을 이용한 복원이 선호되지만 실제 심리적 결과는 인공 보형물 삽입이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조직을 이용할 경우 비용과 통증이 크고 기대에 비해 만족도가 낮아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병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교수와 같은 과 박찬우 전공의, 유재민·박웅기 유방외과 교수, 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를 활용해 유방암 수술 환자 2만 4930명을 대상으로 재건 방식이 정신건강에 미친 영향을 최장 9년간 추적 관찰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자가조직 재건 그룹(5113명)과 보형물 재건 그룹(1만 4738명)을 성향점수매칭(1대 3)으로 비교했을 때, 자가조직 그룹의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13% 더 높았다. 세부적으로 불안장애는 25%, 우울증·양극성 장애·PTSD·수면장애·물질사용장애 등은 전반적으로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자가조직 재건은 수술 과정이 복잡하고 회복 기간이 길며, 흉터나 통증이 남는 등 신체적 부담이 크다"며 "그만큼 환자의 기대치가 높지만 만족도가 낮아질 경우 실망감이 심리적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자가조직을 채취한 부위의 통증, 변형, 흉터 등이 장기적으로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공 보형물 재건은 수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며, 미용적 결과에 대한 예측이 명확해 심리적 안정감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해석됐다.
유 교수는 "특히 50세 이상 환자에서 자가조직 재건 시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더 가파르게 커졌다"며 "연령, 건강상태, 삶의 우선순위 등을 종합해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또 "유방암 수술과 동시에 재건을 진행하는 것이 최근 추세이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지연 재건(delayed reconstruction)이 오히려 정신건강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며 다양한 치료 선택지를 검토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전 교수는 "50세 미만 젊은 환자의 경우라도 지연 재건 시에는 오히려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낮았다"며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개별화된 접근과 다면적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외과계 국제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서저리(IF=10.3) 최근호에 게재됐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암환자 삶의 질 연구소'를 개소해 암 진단부터 치료·회복 전 과정을 포괄하는 삶의 질 향상 연구 및 지원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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