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넘는 입속 상처…'구내염' 아닌 '이것' 초기 신호?

구강암 의심해야…치료 후에도 말하기·씹기 등 장애 위험
조기 발견 시 완치율 높고 기능 손상 최소화…금연·금주, 가장 효과적 예방법

이영찬 강동경희대 이비인후과 교수.(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입 안의 상처나 염증이 3주 이상 낫지 않는다면 단순 구내염이 아닌 구강암의 초기 증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영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27일 "대부분의 구내염은 7~10일 안에 자연 치유된다"며 "같은 부위에서 반복되거나 3주 이상 낫지 않고 점점 커지는 경우에는 구강암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강암은 입술·볼·혀·입안 바닥·잇몸·입천장 등 구강 점막 부위에서 발생한다. 치료 후에도 말하기나 씹기, 삼키기 기능에 장애를 남길 수 있어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흡연과 음주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발병 위험이 높고, 흡연과 음주를 병행할 경우 위험이 수십 배까지 증가한다.

초기 구강암은 구내염과 혼동되기 쉽다. 둘 다 점막이 헐거나 하얗게 변하지만, 구강암은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고 단단해지거나 커진다. 구강 점막에 하얗거나 붉은 반점(백반·홍반)이 생기거나 틀니·보철물 주변에 상처가 반복될 때도 위험 신호다.

이 교수는 "통증이 거의 없어 단순 염증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3주 이상 궤양이 지속되거나 원인 모를 부기·출혈이 있으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높고 기능 손상도 최소화할 수 있다.

구강암은 조직검사로 확진하며, CT·MRI 등으로 병변의 깊이와 전이 여부를 평가한다. 치료는 병기와 위치에 따라 수술·방사선·항암치료를 병행한다. 암 제거 시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주변 정상 조직까지 넓게 절제하며, 필요하면 턱뼈를 함께 절단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수술 후에는 말하기·씹기·삼키기 기능을 보존하기 위한 재건이 필수"라며 "최근에는 팔이나 종아리 조직을 이식하거나 로봇수술을 이용해 절개 범위를 줄이고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흡연과 음주는 구강 점막을 반복적으로 손상해 암세포로 발전할 수 있다"며 "금연·금주가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며, 구강 위생 관리와 균형 잡힌 식습관, HPV 예방접종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