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료계-플랫폼 모두 만족할 비대면진료 제도화 언제쯤
27일부터 시범사업 기준변경…동네 의원 진료 30% 제한
정기국회 법안 처리 목표…핵심 쟁점 '초진 완전 허용'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보건의료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해제된 데 따라 그간 전면 허용된 비대면진료도 오는 27일부터 동네 의원급 중심 시범사업 체제로 돌아간다. 국회는 비대면진료 제도화 법안을 정기국회 내 처리할 방침이라 이번 시범사업 기간이 제도 기반을 마련할 마지막 기회로 쓰일 전망이다.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보건의료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해제됐으나 국민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27일부터 변경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기준이 적용된다. 비대면진료는 지난 코로나19 유행 때부터 약 5년 8개월 동안 시행되고 있다.
동네 의원이 재진 환자를 비대면진료로 보는 게 원칙이었지만, 의정갈등으로 비상진료체계가 시행되면서 지난해 2월부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초진 환자에도 전면 허용됐다. 하지만 이번 심각 단계 해제 등으로 27일부터는 다시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시범사업이 운영된다.
그 대신 비대면진료만 보는 동네 의원이 양산되지 않도록 전체 진료 중 비대면진료 비율은 30%로 제한한다. 이밖에 희귀질환자나 수술·치료 후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환자에게 병원급 비대면진료가 허용됐는데 27일부터는 1형 당뇨병 환자에도 허용된다.
주기적으로 인슐린 주사를 처방받아야 하는 1형 당뇨병 환자들은 대체로 병원에서 동일한 처방을 반복적으로 받는 경우가 많아 병원 비대면진료가 계속 허용돼야 한다는 취지다. 복지부는 이런 지침에 대해 오는 11월 9일까지 2주간 계도기간을 두고 안내할 방침이다.
정부는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국정과제로 명시하며 신속 추진을 공언했고, 국회도 여야 합의를 거쳐 올해 정기국회 내 비대면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앞두고 가장 중요한 쟁점은 '초진·재진 등 허용되는 대상 범위'다. 현재로선 초진도 동네 의원에서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초·재진 등 대상 환자 범위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의료법' 개정안에 맞춰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며 "의료 접근성을 제고하며 안전성은 높일 수 있도록 조속한 제도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엔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총 7건 발의돼 국회 복지위 법안소위 등에서 심의 중이다. 이 중 김윤 의원 안은 '비대면진료 권역'을 신설해 권역 밖 진료는 금지하도록, 서영석 민주당 의원 안은 대면진료 이력이 있는 경우(재진)만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도록 일종의 규제를 두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역시 "무분별하게 확산했던 비대면진료가 즉각 중단돼 의약품 오남용을 줄이고 의료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회복되는 효과를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복지부에 △대면진료 원칙 △재진 중심 △의원급 중심 △전담 기관 금지 총 4대 원칙을 요구해 왔다.
반면,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 등으로 구성된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비대면진료 이용 수요 상당수는 20~40대 경증 질환자에게서 발생하고 있다. 더 이상 임시방편이 아닌 국민의 의료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합리적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초진 차단 가능성 등에 우려를 표했다.
이 협의회가 참여 중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정부와 국회 등에 "스타트업을 보호하고 대한민국이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를 선도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공정한 입법을 요청한다"며 △국민 편익 우선 △공정한 관리 체계 확립 △스타트업 생태계 보호 등을 촉구하고 있다.
더 나아가 비대면진료 제도화가 처방 약 배송, 통합돌봄, 재택의료 등과도 연관되는 만큼 더 많은 이해관계자가 개입돼 첨예한 의견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복지부는 일일이 규제하는 방식보다 디지털, 인공지능(AI) 분야 입법으로서 유연한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복지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 회의 등에서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지침 변경·적용 등을 할 예정"이라면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비대면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국회 논의를 통해 제도화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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