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도 넘는 일교차…"심혈관 질환자, 새벽운동·과음 피하세요"

기온 떨어지면 혈압 올라…10도 차엔 최대 13㎜Hg 급등
오규철 서울성모병원 교수 "보온·금연·절주로 질환 예방해야"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최근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서 전문가들은 심혈관 질환자들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기온 변화가 심할수록 혈관이 급격히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고, 심근경색 등 급성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오규철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21일 "심혈관 질환자는 일교차가 클 때 혈압 급상승과 혈관 수축 위험이 높아지므로 보온, 금연, 절주, 적절한 운동 및 수면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온이 낮아지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말초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한다. 평균 기온이 1도 떨어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이 약 1.3㎜Hg 상승하며 일교차가 10도 이상이면 혈압이 최대 13㎜Hg까지 오를 수 있다.

오 교수는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을 가진 고위험군에서 혈관 민감도가 일반인보다 2~3배 높아져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킨다"며 "특히 고혈압 환자는 미세한 혈관 수축에도 혈관 내 통로가 급격히 좁아져 혈류 장애가 초래한다"고 말했다.

일상에서는 급격한 온도 변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시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고, 모자·스카프로 머리와 목 부위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

오 교수는 "추운 새벽이나 저녁에는 혈압이 가장 불안정하므로 새벽 운동이나 등산, 사우나, 찜질방 이용은 피하고, 햇볕이 있는 낮 시간대에 활동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금연과 절주도 필수다. 니코틴은 혈압과 맥박을 일시적으로 높여 혈관에 부담을 주며, 알코올은 혈관 확장과 수축을 반복시켜 혈압 변동을 심화시킨다. 식사는 생선·채소 중심의 저염식을 유지하고, 나트륨 섭취를 줄여야 혈압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운동은 혈압을 조절하고 심혈관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추운 날씨에는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오 교수는 "찬 공기 속에서 갑자기 운동하면 혈압이 급격히 오를 수 있다"며 "걷기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체온을 높인 뒤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추운 환경에 노출된 뒤 가슴 통증이 10분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 말 어눌함, 팔·다리 마비, 두통,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난다면 급성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한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피를 공급해 주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면서 심장 근육이 손상을 입게 되는 상태다. 막힌 위치나 정도에 따란 극심한 통증뿐만 아니라 심정지까지 유발할 수 있으며, 돌연사의 가장 흔한 원인이 된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 혈관에 기름때가 끼는 동맥경화가 발생할 수 있고, 이런 동맥경화 환자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혈관 막힘이 급성 심근경색이다.

오 교수는 "가슴 부위에 광범위하게 쥐어짜거나 짓누르는듯한 불편감이나 통증이 발생할 때, 이런 5~10분 이상 지속되며 호흡곤란, 식은땀, 팔이나 등으로 증상이 뻗치면 최대한 빨리 의료기관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신속한 치료가 생명을 구하고 예후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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