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과잉치 제때 치료 안 하면 큰 지장…"'이때' 치과 방문"

대부분 위턱 대문니 근처 위치…미리 알기 어려워
가족력 있다면, 증상 없어도 5~6세 치과진료 필요

사람은 평생 20개의 유치를 거쳐 32개의 영구치까지 총 52개의 치아를 가지고 살게 되지만, 이보다 많거나 불필요한 치아가 추가로 생기는 경우를 '과잉치'라 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세 김호영 씨(가명)는 어린 시절부터 치아가 고르지 못하고 자주 잇몸이 붓는 문제가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왔다.

그러던 중 몇 년 전 치과 엑스레이(X-ray·방사선) 촬영에서 과잉치가 발견됐고, 시간이 지나면서 치아 배열이 점점 더 불규칙해져서 씹을 때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람은 평생 20개의 유치를 거쳐 32개의 영구치까지 총 52개의 치아를 가지고 살게 되지만, 김 씨 사례와 같이 52개보다 많거나 불필요한 치아가 추가로 생기는 경우를 '과잉치'라 한다.

쉽게 알아채기 힘들어…심미 문제 물론 불편 뒤따를 수도

어린이의 충치(치아우식증)나 부정교합은 치아 색이나 형태 변화 혹은 좋지 않은 배열로 한눈에 알 수 있지만 방사선 촬영을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하는 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이처럼 방사선 영상이 없다면 알아채기 힘든 치과 질환 중 하나가 과잉치다.

과잉치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치아가 발육하는 과정에서 치아가 만들어지는 상피조직의 과잉 활성이 기인한 것으로 거론된다.

또한 부모나 형제가 과잉치를 가지고 있다면 자녀나 다른 형제에게도 유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턱뼈 안에 매복돼 있어 당사자나 보호자가 미리 알기는 어렵다.

유치보다는 영구치에서 발생하는 빈도가 높으며 대개 위턱 대문니(앞니의 가운데 위아래로 두 개씩 있는 넓적한 이 근처에서 원추 형태로 나타난다.

파노라마 방사선 촬영과 근단(뿌리 끝) 방사선 사진 촬영, CT 촬영 등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다.

과잉치는 치아 배열에 영향을 줘 심미적인 문제도 발생하지만, 그 주변으로 물혹을 만들거나 영구치가 정상적으로 나오는 과정(맹출)을 방해할 수 있다.

영구치가 자리 잡는 6~15세 사이 더 주의해야 하는데, 앞니가 나오는 것을 방해해 앞니가 아예 못 나오거나, 이상한 위치로 나와 부정교합을 유발해 씹는 기능(저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턱뼈에 매복한 과잉치가 제거되지 않고 오랫동안 남아있게 되면 주변에 낭종을 유발하기도 한다.

발치가 가장 좋아…잇몸 속에 있다면 수술할 수도 있어

과잉치는 발치가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잇몸을 뚫고 나왔다면 주변 잇몸을 부분 마취해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다만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주변 치아들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접 영구치의 치근이 어느 정도 성숙한 후에 발치를 결정하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과잉치는 잇몸을 뚫고 나오는 방향이 아닌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잇몸뼈 속에 묻혀있는 사례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수술을 통한 제거가 필요한데 국소 마취 후 잇몸을 절개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잇몸뼈를 일부 삭제 후 진행한다.

일찍 발치하는 경우 6~7세 어린이의 두려움을 해소하고 정서 보호와 더불어 안전한 발치를 위해 진정 치료, 전신마취를 시행하기도 한다.

일찍 발치하는 경우 6~7세 어린이의 두려움을 해소하고 정서 보호와 더불어 안전한 발치를 위해 진정 치료, 전신마취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송지수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소아치과 교수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영구치가 나올 준비를 시작하는 5~6세쯤 특이한 증상이 없더라도 치과를 방문해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과잉치로 인해 치아 배열이 좋지 않거나, 발치 시기가 늦어 정상 영구치가 스스로 나오지 못한다면 추가로 교정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전문의와의 상담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임재형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치과 교수는 "심한 경우 주변 정상 치아의 치근을 흡수하는 합병증을 유발하며 드물게는 낭종, 종양 등을 유발할 수도 있어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위치와 방향, 성장 속도에 따라 아이의 나이와 영구치가 내려오기 시작하는 시기에 맞춰 치료를 결정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의 긴밀한 소통이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