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막투석 환자 줄고 혈액투석 쏠림…재택관리 시범사업 효과 의문"
[국감 브리핑] 전체 투석 환자 늘었는데 복막투석 비중 13.8%→7.7%로 줄어
"복막 투석 장비, 미국·독일기업에 의존…환자 줄어 철수하면 큰일"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이 2019년 말부터 운영 중임에도 국내 신장투석에서 복막투석 비율이 매년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자 접근성·의료진 수련·산업 기반이 동시에 흔들리며, 제도 개선 없이 방치할 경우 진료 인프라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14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보건복지위)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건강보험 연도별 투석 환자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장투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동안 혈액투석 비율은 2015년 86.2%에서 2024년 92.2%로 높아진 반면, 복막투석 비율은 13.8%에서 7.7%로 매년 낮아졌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복막투석 환자의 안전한 자가 관리를 위해 교육·상담을 제공하는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2019년 12월부터 운영 중이며, 참여 환자의 의료이용·의료비 감소와 출구염·복막염 등 임상지표 개선, 높은 만족도가 확인됐다고 평가한다. 그럼에도 비중 하락이 지속되는 점을 두고 "연말 시범사업 종료를 앞두고 낮은 보상 수준 등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 연장 또는 본사업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남 의원은 "복막투석 환자 감소가 이어지면서 관련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며 "지난 8월 국내 유일 복막투석 장비 제공업체였던 보령제약이 사업을 철수해 국내 '복막투석 주권'이 사라졌고, 현재는 미국계·독일계 업체가 시장을 장악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복막투석 환자 수 감소세가 계속되면 해외 업체마저 철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대한신장학회는 "현 추세가 지속되면 10년 내 복막투석 환자가 2% 미만으로 소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대한신장학회가 8월 25일~9월 5일 병원급 이상 복막투석 담당 신장내과의사 112명(상급종합 68·종합 42·병원 2)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복막투석 수련교육이 충분한가'에 5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교육 시수가 줄었다' 67%, '수련의의 복막투석 진료경험이 줄었다' 77%, '복막투석 도관삽입술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 80% 등 핵심 역량 약화가 확인됐다. 응답자의 81%는 "전문의 취득 이후 복막투석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 의원은 "수련 붕괴→전문의 인력 붕괴→진료 인프라 붕괴의 악순환이 우려된다"며 "현 전문의가 퇴직하고 현재 수련의가 전문의가 되는 향후 5년 내 복막투석 전문의를 찾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 의원은 "시범사업 효과분석을 토대로 낮은 보상 구조 개선, 사용 재료·소모품의 현실화, 교육·상담 수가 보강 등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며 "복막투석 환자 비중 하락을 되돌리기 위해 시범사업 연장 또는 본사업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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