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섭식장애, 외모 집착 넘어 정신 건강 위협"

작년 거식증 진료 환자 중 절반이 '청소년'…"조기 치료 중요"

김수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서연 기자 =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섭식장애 중 하나인 거식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가운데 10~19세 청소년 환자의 비율이 절반에 달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2525명이지만 여성은 1만 1885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4.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섭식장애는 음식 섭취 행동에 이상이 생기는 정신건강 질환이다. 체중이 표준체중의 80% 이하거나 체질량지수(BMI)가 17 이하일 때 의심해 봐야 한다.

섭식장애의 대표적 유형에는 '신경성 식욕부진증'과 '신경성 대식증'이 있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은 음식을 극단적으로 제한해 체중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질환이다. 신경성 대식증은 반복적인 폭식 후 구토를 하거나 설사약·이뇨제의 남용으로 이어져 신체에 큰 부담을 준다.

청소년기는 신체적 변화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불안정한 시기다. 외모에 대한 집착, 또래 관계에서의 스트레스, SNS와 미디어의 영향 등 다양한 요인이 섭식장애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이다.

섭식장애는 자존감 저하, 우울, 불안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조기 발견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김수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섭식장애는 음식 섭취의 문제를 넘어 청소년기의 정신 건강과 깊이 연결되어 있어 조기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울증, 불안 장애, 심한 경우 자살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청소년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과 신체 변화를 살피고, 변화가 나타날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ksy@news1.kr